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담낭이 Dec 20. 2022

너는 멘탈이 약한게 아니야

책임감이 강한 것 뿐이야

최근 브런치 글 작성을 하지 못했다.

자세히 얘기하긴 힘들지만, 이직 하고 여러가지 일들로 스스로 멘탈이 많이 무너졌었기 때문이다.


마음속에 메아리처럼 말들이 퍼져나갔고, 다리는 버틸 수가 없을 정도로 후들거렸다.


"영어도 못하는 놈이 뭘 믿고 미국 기업에서 일하겠다고..." 

"자격도 안되는 게 어디서 미국에서 일을 하겠다고 설쳐서 이러고 있어..?"

"그냥 한국에서 하던 일이나 계속 할 것이지.."

 

나의 선택은 잘 한 선택인가?


스스로 견딜 수가 없이 자존감이 많이 약해지고, 힘들었지만

이를 주변에 공유하고 같이 내 상황을 이해해 줄 수 있는 사람이 없다는 사실이 더 힘들었다.

또, 내가 이렇게 나약하고 멘탈이 약한 사람이었나 하는 생각의 불길이 걷잡을 수 없이 피어나와, 

마른 내 가슴안 장작을 태우는 것 처럼 스스로가 너무 무기력하게 느껴졌다.


그러다 오늘, 정말 오랜만에 나처럼 곧 미국을 가시는 분과 이야기 하게 되었다.


그 분은 내가 하염없이 쏟아내는 한탄과 자조섞인 이야기들을 말 없이 들으시더니,

나를 보며 말씀해 주셨다.


"XXX님은 멘탈이 약한게 아니라, 책임감이 강한거에요"

"그렇게 잘하려고 하는 마음이 결국 XXX님을 성장시킬 겁니다"


그 한마디에, 나는, 

문득,

내 자존감을 아프게 찌르고 있던 날카로운 유리들이 녹아내리는 기분을 느낄 수 있었다.




내 스스로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았다. 무엇이 나를 그렇게 힘들게 하였는가.


- 영어를 잘 못해서, 인도 엔지니어가 설명해 주는 말들이 절반도 이해가 안된다.

- 내가 맡게 된 프로젝트들에 대해 아직도 정확히 내가 뭘 해야 하는지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 매니저로부터 아직 내가 이 프로젝트를 제대로 이해 못하는 것 같다는 답변을 들었다.

- 나의 영어 실력과 낮은 프로젝트 이해도 때문에 인도 엔지니어들은 나를 무시하는 것만 같다.


이 모든 문제의 단 하나의 원인은 바로

"내가 내 맡은 프로젝트를 잘 완수하고 이 회사에서 잘 적응하고 싶다"는 나의 마음 때문이다.


프로젝트가 어떻게 되든 말든, 내 영어가 어떻든 말든 

신경안쓰고 돈이나 받지 뭐 하는 마음이었다면 내가 과연 이렇게 힘들었을까?


그래.

나는 내가 스스로 잘 하기 위해서 노력 중인 것이다.

내 기대치에 비해 내 현재 상태가 아직 미치지 못해 속상해 했지만, 이것 또한 그 과정이라 생각하자.

그리고,

내가 아직 이렇게 부족하고 모자란 것은 당연한 거야. 어떻게 한번에 잘할 수 있겠어?

누군가 나를 평가절하 하면 어때? 알빠임?

내가 어쨌든 책임감을 가지고 성장하고 있는데!


이렇게 마음을 바꾸고 나니, 훨씬 많이 기분이 좋아졌다.




인간관계든, 회사 업무든 보통 대다수의 많은 상황에서 멘탈이 깨지는 경우는

"내가 이렇게 잘 해보고 싶었는데, 그렇게 되지 못해서, 그런 내 자신의 모습을 보는 것이 힘들어서"

인 경우가 많은 것 같다.


그런 고민을 하고 있는, 이 글을 읽고 있을 누군가에게, 그리고 또 이 글을 쓰는 나에게도

꼭 이렇게 이야기 해주고 싶다.


"사람은 누구나 힘든 순간을 어려워 합니다. 나만 유난히 멘탈이 약한게 아닙니다."

"당신은 더 발전하고 성장하기 위해 책임감을 가지고 당신을 대하고 있습니다."

"누군가의 평가에 흔들리지 마시고 지금 하는대로 계속 잘 성장해 나가십시오."




마지막으로 최근 내가 가장 좋아하는 짤로 마무리를 하겠다.



매거진의 이전글 지랄하지 않으면 알아주질 않아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