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움과 조화

브런치 북 '아름다움으로 인한 영혼의 힐링' - 02

by 담온

우리는 어떠한 것을 아름답다고 느끼는 것일까?


사람들이 아름답다고 느끼는 것은 거의 비슷하다. 사진작가 데이비드 라샤펠 전시회에 다녀온 적이 있다. 친구가 사진이 예쁘다며 감탄했는데, 친구는 작가가 예쁜 것이 무엇인지 알고 있고, 그것을 잘 담아낸다고 말했다. 작가가 담아낸 예쁨이란 색채의 조화였다. 주로 분홍색과 하늘색으로 구성된 물체들이 많았고, 보조로 연두색, 파란색 등이 담긴 사진을 찍어 사람들이 아름답다고 느끼도록 하고 있었다. 파스텔 톤 색체의 조화가 사진작가의 작품을 아름답다고 느끼게 하고 있었다.


물론 파스텔 톤의 조화 말고, 다른 색의 조합을 선호하는 사람도 있을 수 있다. 무채색의 조화 혹은 여백이 곁들여진 단순한 조화를 좋아하는 사람도 있다. 좋아하는 스타일은 천차만별로 다양하지만 공통점이 한 가지 있다. 바로 '조화'라는 것이다. 다양한 스타일의 '미'도 기본적으로 조화로움을 갖추고 있다. 철학사에서도 계속 미를 정의하려고 애써 왔지만, 내가 정의해 보자면 '미'는 '조화로워서 사람들이 좋아하는 것'이 될 것 같다. 조화에는 색체의 조화뿐 아니라, 다양한 패턴들의 조화, 물체 내에서의 조화로운 비율, 잘 갖춰진 공간에서의 물건 배치와 여백의 조화 등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다.



그렇다면, 조화로운 것이 무엇이길래 아름다움의 근본으로 생각되는 것일까? 조화로운 것이란 과연 무엇일까?



가장 쉽게 생각해 볼 수 있는 '조화로움'의 예시는 자연에서 찾아볼 수 있고, 사람들은 자연을 닮은 것을 대체로 조화롭다고 말한다.


음악에서도 아름답다고 느끼는 화음은 자연의 배음을 담고 있다. 배음이란 자연에서 한 음이 울리면 그 속에서 다른 음들이 함께 울리는 것을 말한다. 도를 치면 도 안에 미의 울림과 솔의 울림이 함께 들어 있는데, 사람은 자연에서 들어온 배음에 해당하는 화음을 들을 때 아름답게 느끼기 때문에 그것으로 화성을 만들었다고 한다.


자연 풍경을 감상할 때도 사람들은 아름답다고 느끼는데, 나뭇잎에 비친 밝은 햇살, 단풍 등을 사람들은 조화롭다고 말하고 좋게 받아들인다. 자연을 닮은 것을 사람들은 조화롭고 아름답다고 느끼는 것 같다. 더 생각해보면 자연이 조화로워서 우리가 좋아하는 것인지, 자연이 익숙하기 때문에 자연을 닮은 것을 조화롭다고 생각하는 것인지라는 궁금증이 든다. ‘닭이 먼저인가 달걀이 먼저인가’와 같은 물음이기는 하지만, 일단 조화로운 것이 무엇인지 정확하게 알게 되면 그 궁금증을 해결하기는 조금 더 쉬워질 것 같다. 국어사전의 정의를 따르면 ‘조화’란 잘 어울리는 것을 뜻한다. 하지만 잘 어울린다는 것도, 왜 특정 그것을 어울린다고 느끼는지 설명하기가 어렵다.


자연을 닮은 것이 조화로운 것이라는 관점으로 돌아가면, 자연을 많이 보아 익숙해서 조화롭다고 느꼈을 수가 있다. 고대에는 집 밖에서 살아 자연과 함께했었고, 자연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었기 때문에 자연의 모습들을 뇌에 각인 켜 놓고, 익숙한 것과 다른 것을 비교하며 살아갔을 수 있다. 즉, 살아가기 위해 뇌에 익숙한 자연 신호들을 보유하게 되다 보니, 자연을 닮은 것을 조화롭다고 생각하게 되었을 가능성이 크다.



미를 추구함에 있어서 사람들은 안정적으로 조화로운 것도 좋아하지만, 신선한 변화도 좋아한다. 익숙하게 조화로운 것도 좋아하지만, 약간의 변화가 가미되면 새로움과 신선함을 느끼는 것이다. 하지만 변화가 주는 새로움도 조화로운 작품이 대중적이다. 조금의 변화 가미된 작품이나 공간을 사람들은 새롭고 신선한 것이라고 느끼고 좋아하는데, 변화가 조화를 깰 정도로 파격적이거나 실험적이면 선각자와 같은 소수의 사람들의 사랑을 받을 수는 있어도, 대중의 사랑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많은 예술 작품들도 우리에게 익숙한 조화로움인 황금 비율, 색체의 조화, 패턴 등으로 창조가 되었으며, 여기에 새로움을 약간 가미하여 예술성을 극대화시킨 것들이 많다. 예를 들어 위의 데이비드 라샤펠의 사진 전시에서는 공장 단지의 모형을 직접 제작하여 자연환경에서 사진을 촬영하였다. 공장 단지 모형이나 아름다운 색체의 조화 각각은 특별할 것은 없지만, 공장 단지의 모형이 분홍색의 연기를 내뿜고, 새파란 하늘 아래 있다는 사실을 부각해 담은 장면에서는 충분한 새로움이 느껴졌다. 파스텔 톤의 색체 조화라는 기본에 충실하면서, 공장단지 모형이라는 소재로서 새로움을 부각한 것이다.


이렇듯 아름다움은 '조화'와 관련이 되어있다. 자연에서 살아가기 위해 뇌에 기록된 패턴의 익숙함 때문에 나타난 것이 '조화'라면, 조화로운 것은 삶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었을 가능성이 크다. 조화의 이득에 대해서 다음 편에서 살펴보도록 하겠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