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움과 감성

브런치 북 '아름다움으로 인한 영혼의 힐링' - 04

by 담온


앞에서 말했듯 아름다움은 사람들에게 직관적인 느낌을 선사함으로써 좋은 감정을 불러일으키고, 감동을 받게 만든다. 그 감동은 과거의 좋았던 경험에서 느껴본 감정과 비슷하기 때문에, 과거의 좋았던 상황을 생각하면 그 감정을 다시 느낄 수 있다. 감동을 받으며 현재 느끼는 감정이나, 과거에 감동적인 상황에서 느꼈던 감정은 하나로 수렴한다. 알랭 드 보통의 저서 여행의 기술에서는 이 감정을 ‘숭고한 감정’이라고 표현하였다. 알랭 드 보통의 표현을 빌어 아름다운 상황에서 느끼는 감동을 '숭고한 감정'이라는 표현을 써서 풀어나가겠다.


숭고한 감정은 자신을 붙잡고 있던 현실적 고민들은 순간적으로 잊게 하고, 하염없이 감상하게 만든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편안하게 놓여져 쉴 수 있는 기분, 가슴이 뻥 뚫린 것 같은 기분, 이상적으로 생각한 기분에 휩싸이게 된다. 숭고한 감정을 느꼈던 상황은 개인마다 다르겠지만, 그 감성을 설명하는 말은 비슷할 것이다. 이 감정을 느끼는 순간에는 모든 생각을 잊고, 직관적으로 상황을 받아들이며 감상할 수 있다. 이성보다 직감이 우위에 있는 순간이며, 말은 필요 없고 ‘느낌’ 만이 있다.


‘숭고한 감정’을 느끼는 상황은 여러 가지가 있다. 기도를 하며 신성과 연결될 때, 자연의 경이를 느낄 때, 아름다운 건축물을 감상할 때 등이다. 기도를 할 때 느끼는 감정은 시각적으로 본 상황의 아름다움을 느끼는 것이 아니지만, 추상적으로 느끼는 아름다운 감성, 감정 상태에 이른다. 추상화된 아름다움은 뒤편에서 다루기로 하고, 감각적으로 아름다움을 경험했던 과거의 상황을 생각해 보자. 어둠이 내리기 시작할 무렵 하나 둘 켜지는 가로등의 불빛을 바라볼 때, 호수의 물결에 되비친 건물의 불빛들이 반짝임을 감상할 때, 높은 곳에 올라 경치를 감상할 때 등이 떠오른다.


주로 많은 사람들이 여행을 갔을 때의 감성을 떠올릴 것이다. 나의 경우 방콕 여행을 갔을 때가 생각난다. 호텔의 초고층에서 바람을 직접 맞으며 야경을 감상할 수 있는 명소가 있었다. 비행기를 타고 본 것처럼 성냥 꽉 같아 보이는 건물들, 장난감 같은 다리들이 엄청 높이 올라온 것을 실감 나게 했다. 모든 사람들이 새롭고 아름다운 경관에 감탄하고 있었다. 이럴 때 사람들은 어떤 특별한 감정을 느끼며, 타인에게 특별한 감정을 느꼈다고 이야기하면 어떤 감정을 말하는 것인지를 다 알아듣는다. 이전에 서로 다른 경험을 했더라도 하나의 비슷한 감정을 알고 있는 것이다. 이 감정은 상황과 함께 기억 속에 간직된다.


아름다운 풍경을 보고 숭고한 감정을 느끼면, 비슷한 감정을 경험했던 상황이 떠오르기도 한다. 호젓하고 아름다운 풍경을 보면 좋았던 어린 시절이 많이 떠오르기도 하고, 그리운 것을 떠올라 시를 짓기도 한다. 아름다운 풍경이나 공간은 창조성을 드러나도록 하는데, 공간을 잘 활용하면 창조성을 극대화시킬 수도 있고, 사람을 잘 쉬게 하여 에너지를 충전하게 해 준다. 사람들이 아름다운 호텔이나 잘 꾸며진 까페를 좋아하는 것도, 여행을 가고 싶어 하는 것도, 이 감정을 느끼고 싶어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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