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담온 Aug 11. 2019

시간은 마음에 남는 것

  시간의 소중함을 새삼 다시 느끼고 나서 오늘 날짜를 확인했다. 2019년 2월 10일. 의식하지 않았던 오늘 하루의 이름이었다. 조금 더 시각화하여 보기 위해 다이어리의 달력을 펼치고 오늘 날짜가 어디쯤인지 확인했다. 얼마 전에 지나간 설과 비교해서 오늘의 위치가 눈에 들어왔다. 설부터 많은 일이 있어 오래된 줄 알았었는데, 불과 5일 전이었다니, 도대체 시간을 어떻게 느끼고 있는 것인가 의문이 들었다.


  사실 시간은 날짜도 구획도 없이 그저 흘러가는 것이다. 작년에도 2월 10일이 있었는데, 이는 비슷한 온도, 비슷한 절기가 다시 돌아왔다는 것을 의미하지, 시간은 구획되지 않은 채 그때로부터 그저 흘러온 것이라고 생각된다.


  어릴 적 추억을 생각해보면 무슨 해 몇 월 몇일인지 기억할 수는 없다. 그저 그런 시간이 있었다는 것을 기억하고, 현시점에서 그 시간을 다시 느껴볼 수 있을 뿐이다. 이처럼 시간은 마음에 남는다. 좋았던 시간은 마음에 새겨지고, 그 순간에 대한 감정이 남는다. 감정은 당시의 상황에서 느꼈던 감정에다가 지금 시점에서 그 시절을 바라보는 감정이 크게 덧입혀진다. ‘좋았었다. 아름다웠다. 조금 그립다. 소중하다. 간직하고 싶다.’ 이런 감정은 지금에 와서 추억하는 지난날의 감정이다. 추억은 추억 자체보다 그것을 돌이켜 보는 시점에 진화하여 강화된다.



  추억을 생각하는 것 말고, 시간을 마음에 새기는 또 하나의 방법이 있다. 지금 이 순간이 언젠가는 죽어 떠나버릴 나의 소중한 시간이라는 것을 자각하고, 현재 집중하며 영원하고 싶다는 마음을 느껴보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세상에 대한 지각이 새로워진다. 지금 느끼는 것들의 소중함, 삶에서 내가 해야 할 일이 생각나고, 삶을 어떻게 잘 꾸려 나갈지에 대한 생각이 떠오른다. 무엇보다, 세상에 온 것을 감사하게 되고, 세상에 있는 동안 잘 경험하리라는 생각을 하게 해 준다.    


“메멘토 모리, 카르페 디엠”    


‘죽음을 생각하며, 현재 이 순간을 즐긴다’라는 말이다. 죽음을 염두 해 두면 삶을 더 소중하게 여기게 된다는 것을 고대인들은 알고 있었다고 한다. 로마시대에는 연회장에서 해골을 올려놓은 쟁반을 들고 다니며, 파티를 열고 술을 마셨다고 하는데, 이는 죽음을 생각하며 현재를 더 생생히 느끼게 되기 때문에 파티에 활용하였다고 한다. 변태적이라고 생각될 수도 있지만 현재의 핼러윈 데이도 그와 비슷한 방식이다. 죽음을 떠올리는 분장을 하고, 파티를 즐기는 행위이기 때문이다.    


‘시간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시간을 가져볼 것’    


시간에 대한 숙고로부터 온 결론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미래에 대한 상상-인공지능 로봇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