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숨도 쉬지 마라"2025년 민주주의 법정의 수용소화



"한숨도 쉬지 마라"
2025년 민주주의 법정의 수용소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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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3월,
제주지방법원 형사1부 항소심 재판.

재판이 시작되기도 전에
판사는 방청객과 피고인,변호인을 향해 이렇게 말했다.

“아무 말도 하지 마십시오.”
“한숨도 쉬지 마십시오.”
“이를 어기면 구속하겠습니다.”

순간,법정은 숨조차 쉬기 어려운 침묵과 공포의 공간으로 변했다.

누군가 한숨이라도 쉬는 순간,
구속될 수 있다는 위협 속에 시민은 고개를 들지 못했다.

이날의 재판은 단순한 일탈이 아니라,

민주주의의 근간이자 국민의 인권을 지켜야 할

사법부가 그 책무를 저버린 상징적인 사건이었다.

그날 법정에서는 더 큰 문제가 이어졌다.

형사사건 항소심임에도 불구하고,
재판은 종결되자마자 곧바로 판결이 선고되었다.

합의부 재판임에도 불구하고,
어떤 합의절차도 없었다.

변호인이 이 점에 이의를 제기하려 했고,

방청객과 피고인도 문제를 제기하려 했다.

그러자 판사는 재차 겁박했다.

말하지 마라,
숨 쉬지 마라,
반응하지 마라.

그것은 사법의 이름을 빌린 명령이자
침묵 강요였고,공포 통치였다.

법원이 아니라,수용소였다.

감정을 드러낼 수 없고,
말조차 할 수 없으며,
법률적 절차에 대한 문제 제기도 억압되는 곳.

그 어디에도 인권은 없었고,
절차적 정의도 없었다.

문제의 핵심은 여기에 있다.

법원조직법 제66조는
합의부 재판의 경우 반드시 합의에 따른 판결을 요구하고 있다.

합의는 다수결로 하되,
심판에 참여한 각 판사는 자신의 의견을 자유롭게 진술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 그 핵심이다.

이는 법관 개인의 독단을 방지하고,
판결에 민주성과 정당성을 부여하기 위한 최소한의 절차다.

하지만 이 재판에서 합의는 생략되었고,판결은 독단적으로 내려졌다.

법관이 절차를 무시한 채 곧장 선고를 강행한 것은

사법의 독립이 아니라,사법권력의 일방통행이다.

심지어 이를 문제 삼는 목소리조차 법정 내에서 제지되고 위협받았다면,
그것은 더 이상 사법이 아니다.
민주주의의 탈을 쓴 공포정치일 뿐이다.

사법부가 업무 과중에 시달리고 있다는 점은 이해할 수 있다.

제주지방법원 역시 공안 사건과 시위 관련 재판이 늘어나며 판사들이 과로하고 있다는 지적이 많다.

그러나 그것이 시민의 기본권을 억압하고,

절차적 정의를 무시하는 이유가 될 수는 없다.

법정은 고된 노동의 공간일 수 있지만,

동시에 시민의 존엄과 권리가 지켜져야 하는 공간이다.

더욱 우려스러운 점은 이러한 사법부의 권위주의적 태도가 사회적 약자,노동자,시민운동가들에게 더욱 가혹하게 작동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권력자 앞에서는 침묵하거나 관대하면서,
힘없는 이들에게는 엄격하고 거친 언행을 서슴지 않는다면,그것은 정의가 아니라 편향된 권력 행사다.

사법부는 정의의 마지막 보루이지,
권력의 도구가 아니다.

제주는 국가폭력의 상처를 품은 땅이다.

1948년,4.3항쟁은 국가 권력에 의해 수많은 무고한 시민들이 희생된 비극이었다.

제주도민들은 그 고통을 기억하며 민주주의와 인권의 가치를 되새기고 있다.

그런 제주에서 “숨 쉬지 마라”는 명령이 다시 내려졌다는 사실은,
단순한 해프닝이 아니라 시민의 존엄에 대한 정면 도전이다.

시민은 침묵하지 않아도 된다.

우리는 숨 쉴 권리가 있으며,
말할 권리가 있으며,
감정을 표현할 권리도 있다.

법정은 감옥이 아니며,
판사는 간수가 아니다.

법정은 시민이 주권자로서 설 수 있는 공간이어야 한다.

이번 사건은 사법부의 내부 감찰이
반드시 이루어져야 할 사안이며,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조사 대상이기도 하다.

언론과 시민사회 또한 이 사건을 외면하지 않고 끝까지 감시해야 한다.

민주주의는 단지 투표로 완성되는 것이 아니다.

그 핵심은,
권력을 어떻게 통제하고 시민의 권리를 어떻게 지켜내느냐에 달려 있다.

법정이 시민에게 “숨 쉬지 말라”고 명령하는 나라에서,
과연 민주주의가 존재한다고 말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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