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진 3천명, 그리고 돌아온 범죄 가담자들

캄보디아 프놈펜 외곽의 범죄단지


사라진 3천명, 그리고 돌아온 범죄 가담자들.
캄보디아 스캠 산업이 남긴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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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보디아로 향한 수많은 한국인들 중 일부는 아직 돌아오지 못했다.

2021년 이후 매년 2천에서 3천명가량이 귀국 기록 없이 사라졌다는 통계는
이제 단순한 숫자가 아니라 국가의 부재를 증명하는 증언이 되었다.

그들의 행선지는 명확하다.
프놈펜, 시아누크빌, 그리고 국경지대의 범죄단지.


18일(현지시간) 캄보디아 시아누크빌 내 범죄단지로 알려진 건물. 2025.10.18 뉴스1


그곳은 고수익 일자리라는 미끼를 내걸고,
사람을 노동력과 데이터, 그리고 자금으로 갈아 넣는 거대한 범죄 공장이었다.

이제 그 단어를 감히 바꿔 불러야 한다.

캄보디아는 더 이상 여행지가 아니라, 사람을 수출입하는 범죄의 허브다.

최근 법무부 자료에 따르면,
캄보디아로 출국한 한국인과 귀국자의 수는
2022년 이후 극단적으로 벌어졌다.
2024년 기준, 3천명 이상이 돌아오지 않았다.

그들은 어디에 있을까.
누군가는 감금되어 있고,
누군가는 협박에 못 이겨 범죄의 도구가 되었으며,
또 누군가는 아예 새로운 조직의 일원이 되어
한국을 겨냥한 범죄 시스템을 설계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사진출처 : 연합뉴스


경찰은 이미 수십 명의 귀국자를 구속했고,
그들 중 일부는 스스로가 피해자이면서 동시에 가해자였다.


“협박받았다”고 말했지만,
법원은 “휴대전화와 인터넷을 자유롭게 썼다”며
그들의 손끝에 묻은 책임을 지워주지 않았다.

그러나 이건 단순히 해외에서 벌어진 사건이 아니다.
이건 한국 사회의 욕망과 절망이 수출된 결과다.


“한탕 벌자”는 유혹,
“단기간 고수익”이라는 말,


그리고 “나만은 다를 것”이라는 자기기만이
수많은 사람들을 스스로 그 지옥문 앞에 서게 만들었다.

고수익은 언제나 가장 위험한 트릭이었다.
그 달콤한 말에 속아 떠난 사람들은 결국
그곳에서 자유를 잃고, 인간의 존엄을 잃었다.

더 냉혹한 사실은,
이 범죄 생태계의 중심에 한국인이 있었다는 점이다.

캄보디아, 태국, 베트남 등지의 스캠단지에는
IT 개발자, 서버 엔지니어, 자금 브로커 등
한국 출신 인력이 다수 포진해 있었다.

그들은 처음엔 단순한 외주 개발자였다.

하지만 어느 순간 자신이 만든 코드가
누군가의 인생을 파괴하는 도구가 되었음을 깨달았다.

그럼에도 많은 이들은 그 자리를 떠나지 않았다.
돈이 걸려 있었기 때문이다.

이제 기술은 중립이 아니다.
기술은 언제나 누군가의 의지 아래서 사용된다.
그리고 지금 이 순간, 그 기술은 인간을 속이는 산업의 핵심이 되었다.

유엔 인권사무소(OHCHR)는 이미 지난해
“동남아 전역에서 20만 명 이상이 온라인 사기단지에서 강제노동 상태에 놓여 있다”고 발표했다.

그들은 이 구조가 단순한 범죄가 아니라
인신매매와 노예제의 현대적 변형이라고 규정했다.

하지만 유엔은 경고만 했을 뿐, 아무런 실질적 제재를 하지 못했다.

그 이유는 단순하다.

국가 주권의 벽 앞에서 인권은 늘 후순위이기 때문이다.

현지 정부가 묵인하거나,
오히려 그 범죄단지에서 수익을 얻고 있는 상황에서
국제기구의 권고는 공허한 선언이 될 뿐이다.

앰네스티 인터내셔널은
“캄보디아 정부가 강제노동과 고문을 방조하고 있다”고 명시했지만,
그 보고서조차 현지에서는 번역조차 되지 않았다.

대한민국 정부 역시 늦었다.
한국인 대학생이 캄보디아에서 피살된 사건이 보도되자
그제야 외교라인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미 수천 명의 한국인들이 그 사이 사라져 있었다.

그리고 그 틈을 파고든 건 피의자 신분으로 출국한 한국인들이었다.

국내에서 수사를 피하거나 재판을 앞둔 이들이
사업가 혹은 투자자로 위장해 캄보디아에 정착했다.

그들은 현지 스캠조직과 결탁했고,
자신이 피해자였던 시스템을 이제는 직접 운영했다.
피해자와 가해자가 뒤섞인 공간,
그곳이 바로 오늘의 캄보디아다.

더 충격적인 건,
이 모든 범죄가 드러난 시점에
캄보디아 정부가 오히려 “한국인은 안전하다”는 홍보영상을 내보냈다는 것이다.


사진=캄보디아 내무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캡처


한국인을 출연시켜 “캄보디아는 평화롭고 안전하다”고 말하게 하는,
치밀한 세이프워싱(Safewashing)이었다.

실제 위험을 부정하고,
안전을 마케팅 상품처럼 포장하는 이 기만적 홍보는
결국 또 다른 피해자를 유인하는 미끼가 된다.

“안전하지만, 위험해질 경우 그 책임은 당신에게 있다.”

그건 곧, “우리는 아무 책임도 지지 않겠다”는 말과 같다.
이건 면책형 안전 담론(Disclaimed Safety)이다.

위험을 감춘 채,
그 책임을 개인에게 떠넘기는 잔혹한 언어의 기술이다.

그러나 이 모든 걸 가능하게 만든 건 결국 인간의 욕망이다.

사람들은 알고도 그 길을 택했다.
경고를 들었지만,
“한 번쯤은 괜찮겠지”라며 위험에 관심을 갖고 다가갔다.

“위험에 빠지는 건,
결국 그 위험에 스스로 가담한 사람들이기 때문.”

이건 피해자를 비난하기 위한 말이 아니다.

이건 우리 모두를 향한 경고다.
우리는 언제나 경고보다 유혹을 먼저 믿는다.

위험을 무서워하기보다,
그 위험이 나에게만큼은 상처를 내지 않을 거라 착각한다.

그 착각이 지금,
수천 명의 목숨을 앗아갔다.

그럼에도 지금 이 시점에도,
한국의 일부 여행 유튜브 채널들은
“동남아는 여전히 저렴하고 안전하다”고 말하며
또 다른 사람들을 같은 길로 유인하고 있다.


그들의 화면 뒤에는
고문당한 사람의 신음과
장기적출된 이들의 침묵이 겹쳐져 있다는 사실을 모른 채 말이다.

지금 이 시점에서 필요한 건 새로운 관광홍보가 아니다.

필요한 건 여행금지 명령이다.

국민의 생명을 지키는 일은,
여행의 자유보다 먼저여야 한다.
그것이 국가의 최소한의 책임이다.

캄보디아가 ‘안전하다’고 말하는 이유는
정작 그곳이 이미 한국 범죄자들의 피난처가 되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범죄가 쏟아져 나오는 나라에서
안전이란 단어는 결국 면죄부일 뿐이다.

그리고 그 면죄부의 대가는,
지금 이 순간에도 누군가의 피로 지불되고 있다.

우리는 이제 알아야 한다.
‘한국인은 돈이 된다’는 그 잔혹한 문장이
다시는 유통되지 않도록,
국가가 먼저 국민의 가치를 지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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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브런치 칼럼_ 담시아 •


국가가 외면한 안전,
그리고
인간의 탐욕이 낳은 또 하나의 재난.




▪︎자료 출처▪︎

연합뉴스,MBC,KBS,SBS,JTBC,YTN,중앙일보,동아일보,조선일보,SBS'그것이알고싶다',KBS'창',채널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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