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 청소노동자 사망 사건과 드라마 ‘노무사 노무진’이 우리에게 던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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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지 않는 사람들,
그러나 반드시 있어야 할 사람들
– ○○대 청소노동자 사망 사건과
드라마 ‘노무사 노무진’이 우리에게 던지는 질문
MBC 드라마 ‘노무사 노무진’을 보았다.
평소엔 드라마를 그리 챙겨보는 편은 아니었지만,
이 작품은 달랐다.
언뜻 보기엔 픽션 같지만,
사실은 우리 사회 속에서 일어나는 실제 사건에서 시작된 이야기이다.
2021년 ○○대학교에서 벌어진 청소노동자 사망 사건.
드라마는 그 현실의 그림자를 하나씩 끌어내어,
화면 너머로 묵직한 물음을 던졌다.
극 중 청소노동자들은 말없이 일하고,
눈치를 보며 쉬어야 했다.
해고가 두려워 부당한 명령에도 고개를 끄덕인다.
정장을 입고 출근하라는 지시에,
자격을 검증하겠다며 시험을 보라는 명령에,
한숨 대신 고개를 숙인다.
그 장면들을 보는 순간,
이건 우리가 외면해 온 현실 그 자체였다.
건물 복도가 반짝일 때
누군가 그 바닥을 닦고 있다는 사실을 우리는 인식하며 살고 있을까?
화장실에 악취가 없고,
분리수거장이 늘 정돈돼 있는 그 모든 배경 뒤에는
구부러진 허리,마른 손,그리고 땀 냄새로 얼룩진 누군가의 하루가 있다.
하지만 우리는 그들의 얼굴을 기억하지 않는다.
‘이모님’,‘청소하시는 분’,‘저기요’라는 모호한 호칭만 남긴 채
그들의 존재를 흐릿하게 만든다.
마치 보이지 않는 사람들이 우리의 삶을 지탱해주는 것처럼
그들의 존재를 벽 너머,문 뒤,
창고 옆에 밀어 넣는다.
○○대 청소노동자 사망 사건은 그런 현실의 민낯을 드러낸다.
그분들이 머물던 휴게실은 쪽방 같았고,창문도 없고 환기조차 되지 않았다.
숨을 고를 공간조차 숨기려 했던
‘사람을 위한 공간’이 아닌
‘눈에 띄지 않게 하려는 공간’이었다.
그곳에서 고인이 숨을 거두었다.
그리고 사회는 또 한 번 묵묵히 넘기려 했다.
“유감이다”, “안타깝다”는 말들 뒤에서,
제도는 그대로였고, 인식은 바뀌지 않았다.
고용노동부는 직장 내 괴롭힘이 있었다고 인정했지만,
○○대 인권센터는 단 두 가지 행위만을 인권침해로 판단했다.
‘정장 착용 강요'와 ‘시험 실시’.
하지만 유족과 동료들은 그 판단조차 받아들일 수 없었다.
“바람으로 바위를 치는 느낌”이라는 유족의 말처럼
결국 아무것도 바뀌지 않았다.
그리고 사회가 다시금 되돌아봐야 할
이 시기에 드라마 ‘노무사 노무진’이 방영되었다.
그 안엔 우리가 잊고 있었던, 혹은 애써 잊으려 했던
한 사람의 죽음과 많은 사람의 침묵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노동조합도, 법도, 정의도 멀게 느껴졌던 그 현장에서
노동자들은 소리 내어 말하지 못하고,
웃으라는 명령 앞에 고개를 숙인다.
“이게 당신이 사는 사회의 민낯인데,
정말 괜찮으신가요?”
“120세 시대라고 말하면서,
65세 이후 사람들을 우리 사회는 어떻게 대하고 있죠?”
많은 청소노동자분들은 55세가 넘은 고령 노동자다.
은퇴 이후 선택지가 없는 상황에서
이 일은 그들의 생존을 위한 마지막 선택이다.
그러나 사회는 그 절박함을 이용해
낮은 임금, 불안정한 고용, 비인간적인 대우를 강요한다.
그들에게 휴게실은 창고 옆, 계단 밑, 배기구 옆이다.
사람을 위한 공간이 아니라
사람을 숨기기 위한 공간이다.
그들의 노동은 필수지만
그들의 삶은 가려진다.
이제는 사회가 바뀌어야 한다.
단지 고개를 끄덕이는 공감이 아니라, 구조를 바꾸는 실천이 필요하다.
쾌적한 휴게 공간은 의무여야 하고,
직접 고용과 무기계약 전환은 보호가 아니라 기본이어야 하며,
부당한 복장 강요와 시험 같은 인권침해는 사라져야 한다.
청소노동자도 존엄한 이름으로 불리고,
그들의 얼굴과 목소리가 드러나는 사회여야 한다.
드라마는 끝났지만,이야기는 끝나지 않는다.
더 이상 우리 사회에서 숨겨지고 사라지는 이야기가 아니라,
계속 살아 있어야 할 이야기다.
그렇게 우리가 잊지 않고, 침묵하지 않고, 행동으로 옮길 때
비로소 그들의 노동은 존중받고,
그들의 존재는 더 이상 ‘보이지 않는 사람들’이 되지 않을 것이다.
○○대 청소노동자의 휴게실.
그곳은 단순한 쪽방이 아니었다.
그곳은 사회의 양심이 숨어 있던 자리였다.
그리고 이제,
우리가 먼저 그늘진 쪽방 문을 열고 햇빛을 들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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