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 참전용사들의 오늘과
우리가 나아가야 할 책임의 방향
2025년 6월 25일,
6.25전쟁 75주년을 맞이한다.
매년 6월 25일이 되면 국가는 기념식을 열고,
전쟁의 희생을 추모하며 그날의 의미를 되새긴다.
하지만 정작,
우리 사회에서 너무 쉽게 잊혀지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
지금 이 순간에도 보이지 않는 어딘가에서
조용히 힘겹게 하루하루를 살아내고 있는
살아 있는 영웅들...
바로 살아 있는 참전용사들이다.
그들도 우리와 2025년을 함께 하고 있다는 사실을
우리는 무심히도 잊고 살아간다.
그들이 있었기에
지금의 우리가 있는 것인데...
전쟁은 이미 오래전에 끝났지만,
그 전쟁의 흔적을 안고 조용히 살아가는 노병들은
도심의 변두리,낡은 골목 어귀,
모두의 기억 바깥에서
오늘도 묵묵히 하루를 버티며 살아가고 있다.
그들의 삶에서 전쟁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총성은 멎었지만,
국가의 무관심 속에서 이어지는
가난과 배고픔과의 싸움은
아직도 끝나지 않은 채 남아 있다.
당시 겨우 10대 소년들,스무 살을 갓 넘긴 청년들에게
희생을 강요했던 국가가
그 이후의 삶을 책임지지 않는다면,
그것은 국가가 저버린 의무이며,
부끄러운 현실이다
우리는 그들의 명예를 이야기하지만,
정작 그 명예에 걸맞은 삶을
국가가 보장해주지 못하고 있다.
그것이야말로 대한민국의 가장 부끄러운 민낯 중 하나다.
한 노병은 92세의 나이에
폐지를 담은 리어카를 끌며 생계를 유지하고 있다.
집 앞은 팔기 위한 고물로 가득 차 있고,
집 안에는 화장실도 없어
추운 겨울에도 외부 공용화장실을 이용해야만 한다.
그럼에도 그는 말했다.
“다시 돌아가도 조국을 위해 전쟁에 참전할 것입니다.
우리나라가 그저 행복하면 됩니다.”
그 한마디가
참전용사로 살아온 그의 모든 세월을 대신했다.
하지만 현실은 여전히 냉혹하다.
현재 참전유공자가 받을 수 있는 정부 수당은 월 45만원 수준이다.
지자체에서 추가로 지급되는 수당도 있지만 지역마다 편차가 심하다.
어떤 도시는 50만원을 지급하지만, 어떤 지역은 6만원에 그친다.
같은 전쟁, 같은 희생이었지만
사는 곳에 따라 대우가 달라지는 현실.
누가 봐도 공정하지 않다.
지방자치단체의 재정 사정이 이유로 언급되지만,
문제는 참전용사 대부분이 90세가 넘은 고령이라는 것이다.
지금이 아니면,
그 어떤 보상도 더 이상 의미를 가지지 못한다.
게다가 현재는
참전유공자 수당의 유족 승계도 불가능하다.
본인이 사망하면 수당도 함께 사라지고,
배우자나 자녀들은 생계의 기반을 잃는다.
이 또한 구조적 방치다.
관련 법안이 발의되었으나
수차례 국회를 넘지 못하고 좌절되었다.
우리는 늘
“잊지 않겠다”고 말하지만,
기억은 말로 완성되지 않는다.
기억은 실천으로,
책임으로,
존중으로 완성된다.
다행히 일부 민간단체와 기업들이
참전용사들의 열악한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나서고 있다.
식사를 지원하고,집을 고쳐주고,
기초적인 생필품을 전달하는 작은 손길들이 있다.
그 손길 하나하나가 소중하다.
오늘이 마지막 날이 될지 모를 참전용사들을 더이상 외면해서는 안된다.
참전유공자 대다수는 이렇게 말한다.
“우린 유공자가 맞는데,껍데기만 유공자입니다.”
그 삶의 끝자락에서조차
존중받지 못한 현실에 대한 체념이 배어 있다.
예전 어느 민간 단체의 SNS에서
6·25 참전용사들의 삶을 조명한 글을 본 적이 있다.
그때 봤던 사진 한 장이 아직도 마음을 쓰리게 만든다.
다 쓰러져 가는 판자로 지은 낡은 집,
그 좁은 입구에 태극기가 걸려 있었다.
국가로부터는 사실상 외면당한 삶이었지만,
국가를 향한 그의 마음이 너무도 존경스러웠고,
동시에 부끄럽고,
그의 외로운 애국심이 너무 안쓰럽고 슬펐다.
그 사진 한 장이 그동안의 그의 삶,
모든 것을 말해주는 것 같았다.
그래서 더 마음이 아팠다.
70여년동안 잊혀진 사람들 중 한 명이,
여전히 나라를 잊지 않고
국가 유공자로서의 애국심,
그 애국심 하나로 살아가고 있었기 때문이다.
위대한 희생에 비해 터무니없이 소외된 삶을 살아 왔지만,
그의 애국심은 그 누구보다 깊고,위대하다.
그의 애국심 앞에서,
우리는 무엇으로 답할 수 있을까.
참전용사들의 집을 수리해주는
한 민간 단체의 인터뷰 영상에서
90대 노병이 눈물 지으며 이렇게 말했다.
"겨울에 창문 닫을 수 있는 집에서 살게 되었다"고...
그 눈물 속에는 고마움도 있었지만,
너무 오래 견뎌야 했던 고단한 세월의 쓸쓸함도 섞여 있었다.
그러나 이런 변화는 민간의 선의로만 유지될 수 없다.
이제는 국가가 직접 나서야 할 때다.
그들에게 남은 시간이 많지 않다.
대부분 고령자의 참전용사들은 점점 우리 곁에서 사라지고 있다.
국가는 남은 참전용사들에 대한 책임으로 보상해야 할 때다.
6.25 전쟁 75년,
점점 사라져가는 그들에게
국가는 더 이상 책임을 미뤄서는 안 된다.
살아 있는 영웅들이
생존이 아닌,
존엄 속에 삶을 마무리할 수 있도록
대한민국은 더 이상 망설이고 지체해서는 안 된다.
6·25 전쟁은 역사 속 사건이 아니라,
지금도 누군가의 삶으로 계속되고 있는 현실이다.
우리는 늘 이렇게 말한다.
“잊지 않겠다”고.
그러나 기억은 말로 완성되지 않는다.
기억은 실천으로,책임으로,존중으로 완성된다.
살아 남은게 죄라며 고개 숙인 영웅들이
이제는 당당하게 사회와 눈 마주치며 살아갈 수 있도록
우리 모두가 그분들에게 늦지 않은 위로가 되기를.
그들의 삶이
대한민국이라는 이름으로
따뜻하게 기억되기를...
거룩한 희생을 가슴 깊이 세기며,
감사와 존경을 표합니다.
당신들이 지켜낸 이 땅 위에서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는
그 희생을 잊지 않겠습니다.
•사진 및 자료 출처 정보•
한국 해비타트,인프레쉬
MBC,KBS,연합뉴스
경향신문,중앙일보,경남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