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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PD Aug 10. 2022

“모든 것은 나로부터 시작했어.”

결국은 내가 답이었다

우연하게 간 카페에서 연인사이로 보이는 둘이 티격태격 싸우는 광경을 보게 되었다. 들을 의도는 없었지만 긴 소파에 등을 꾸역꾸역 비집어 놓고는 그들의 말싸움에 집중하게 되었다.     

그들의 싸움을 정리하면 이랬다.

“다 널 만나고부터 내가 다 꼬였어.”

“내가 힘들어 있거나 우울해 있으면 좀 달래줘야 하는데 넌 그런 것도 하지 않았어.” 그들의 대화의 핵심은 바로 “너 때문이야.”였다.     

그랬다. 나의 문제이고 나의 선택임에도 불구하고 상대의 탓을 하기에 급급했다.

정작 나는 변하지 않고 상대가 나에게 맞춰 변해주기를 바라고 있었던 것이다.      

아내 그들은 사과를 했지만 ‘하지만’이라는 말로 그 싸움은 계속 이어지고 있었다.

‘하지만’이라는 단어 속에는 ‘내 책임도 있지만 네 책임도 있어’라는 의미도 담겨 있기 때문이다.     

어쩔 수 없이 하는 사과, 책임회피를 위한 변명의 사과가 되기 때문에 또 다른 싸움을 낳게 되었고, 이제부터는 본질을 벗어나서 과거의 이야기까지 끄집어내는 진흙탕 같은 싸움이 다시 시작이 되었다.

사과에 ‘하지만’이라는 말이 스며드는 순간 진정성은 증발되기 때문이다.     

때로는 어떤 말을 하는냐보다 어떻게 말하느냐가 중요하고, 어떻게 말하느냐보다 때로는 어떤 말을 하지 않고서는 잘 말할 수 없는지도 모르겠다.     

가끔은 내 가슴에 묻어야 할 말을, 소중한 사람의 가슴에 묻으며 사는 것이 아닌지 스스로에게 물어보게 된다. 내가 고쳐야할 것 들을 상대에게 투영되어 그에게 강요하고 있었던 것은 아니였을까....     

모든 것은 나로부터 시작되었기에 내가 풀어야 할 문제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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