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애 유치원 다니는 거 맞지?

코로나로 유치원 다니는 아이를 여전히 홈스쿨링 하는 이야기

by 지에스더



‘3단계에 준하는 사회적 거리두기 시행’
발표에 따라 기 시행 중인 원격수업을
연장 운영합니다.




금요일 저녁 9시에 유치원 선생님에게 문자가 왔다. 코로나가 급속도로 퍼지면서 사회적 거리두기가 2단계에서 2.5단계로 바뀌었다. 맞벌이, 한부모, 코로나 대응 의료진 자녀들 중 돌봄이 꼭 필요한 유아만 긴급 돌봄을 보낼 수 있댔다. 방역당국의 확대 조치에 따라 긴급하게 결정되었으니 이해를 부탁드린 댔다.

같은 주 월요일에는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에 따른 학사 일정 운영’을 위해 다음 2주 동안 어떻게 하고 싶은지 학부모 의견을 받았다. 결정된 사항은 아이들을 두 그룹으로 나눠서 1주 차에는 A그룹, 2주 차에는 B그룹만 유치원에 갈 수 있었다. 그랬는데 금요일에 바뀌었다. 모든 수업은 원격으로만 할 수 있게 되었다.

일주일 새에 운영 방법이 달라졌다. 8월 말에 하루마다 전국으로 코로나 확진자가 빠르게 늘어나니까 급하게 내린 조치겠지. 우리 아이는 언제쯤 유치원에 가서 친구들과 편안하게 놀 수 있을까? 친구들과 놀고 싶다고 노래 부르며 집에만 박혀 있어야 하는 애를 보니 짠하다.


나는 유치원에서 아이를 어떻게 할 건지 의견을 묻는 문자가 올 때마다 집에 데리고 있겠다고 답했다. 지금은 내가 휴직하고 있으니까 애를 굳이 유치원에 보낼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 집에 있는 게 더 안전할 테니까.

워킹맘으로 유치원에 보내야 하는 아이들은 진짜 어떻게 해야 할까. 내년에는 복직을 할 건데. 그때도 지금 같은 상황이 벌어진다면 어쩌지? 앞날을 생각하니 깜깜하다.

맨 처음 코로나로 유치원에 못 가게 되었을 때는 길어야 한, 두 달 정도일 거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웬걸. 1월 말부터 시작한 코로나는 9월을 앞두고 더 심하게 퍼지고 있으니. 어느새 8개월째다. 3월부터 8월 말까지 유치원을 다닌 기간이 모두 5주도 안 되었다. 유치원에 보냈는데 집에 데리고 있던 날이 더 많았다. 이럴 수가.


나도 오빠따라 갈래요









2018년 2월, 나는 둘째 아이 출산을 앞두고 다시 육아휴직에 들어갔다. 아이에게 동생이 태어난다는 것. 앞으로 엄마가 직장을 잠시 나가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려주었다. 아이가 대뜸 말했다.




“엄마, 나 어린이집 안 갈 거예요.”




아이는 엄마가 직장에 안 나가니까 자기도 어린이집을 안 가겠다고 당당하게 말했다. 아이 말대로 어린이집을 가야 할 까닭이 없어졌다. 엄마가 앞으로 집에 있으니까. 자기도 엄마랑 같이 있겠단다. 집에서 놀고 싶다는 아이의 말과 굳은 눈빛. 나는 그 말을 거부할 수 없었다. 그래서 2년 동안 홈스쿨링을 했다.



"엄마, 나 유치원 다니고 싶어요."


6살 가을이었다. 아이랑 도서관에 가던 길에서 유치원에서 원아 모집을 할 거라는 플래카드를 보았다. 갑자기 유치원엔 가고 싶었나 보다. 나는 속으로 기뻐서 비명을 질렀다. 애 입에서 먼저 유치원에 가고 싶다는 말이 나왔으니까. 그렇지 않으면 내가 이야기를 꺼내서 아이를 설득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그래도 안 가겠다면 유치원을 다니지 않은 채 바로 초등학교 적응이라는 큰 과제가 우리 앞에 놓여있었다.

나는 첫째 아이가 초등학교에 입학하면 2학기에 복직할 계획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아이가 초등학교 들어가기 전에 병설유치원을 다니며 기관 생활에 적응하는 게 필요하다고 여겼다. 어린이집을 거부해서 집에서만 논 애를 7살이 되어 유치원에 보내기 위해 어떤 말을 해야 할까? 아이의 마음을 무슨 말로 움직여야 할까? 생각해도 딱히 답이 떠오르지 않았다.

그랬는데 애가 먼저 말을 꺼냈으니 이게 웬 떡인가. 굳이 내가 애들 설득할 필요가 없었다. 1년 6개월 애를 집에 데리고 있으며 애쓴 것을 다 보상받는 기분이었다. 첫째 아이를 유치원에 보내고 1년 동안 둘째 아이랑 무엇을 하며 지내지? 생각만 해도 즐거웠다.


'처음 학교로'란 시스템에 지원하고 결과를 기다리는 시간 동안 어찌나 떨리던지. 여러 유치원 중에 앞으로 아이가 갈 초등학교에 있는 병설유치원에 가게 해 달라고 간절하게 기도했다. 결과는 바라던 대로 되었다. 나는 뛸 뜻이 기뻤다.

“하민아, 우리 3월이면 날마다 지나치던 유치원에 다닐 수 있게 되었어!”

결과를 받고 나서부터 유치원 입학하는 날만 손꼽아 기다렸다. 유치원을 다니는 아이는 어떻게 적응할까? 재밌다고 다닐까?


기다리고 기다렸던 유치원 입학. 아이는 유치원에 갈 수 없었다. 도대체 언제 유치원에 가게 되는 거지? 6월이 돼서야 드디어 유치원에 갔다. 유치원을 다니며 애는 정말 좋아했다.




“엄마, 왜 이렇게 일찍 데리러 왔어요??”




유치원 끝날 시간이 되어 갔는데도 입을 삐죽 내밀며 아쉬워했다. 어떤 날은 친구들이 아직 유치원에 있다며 더 놀고 싶어 했다. 아이는 유치원에서 친구들과 노는 걸 굉장히 좋아했다.

언제 이만큼 큰 걸까. 어릴 때는 엄마랑 떨어지기 싫다고 울었는데. 이제는 친구와 노느라고 집에 가기 아쉽다고 말한다. 모든 것은 때가 있다더니 딱 맞다. 그게 언제인지 몰라 기다리기 힘들어서 그렇지. 언젠가 온다.


“하민아, 유치원에서 마스크 쓰고 있어야 하는 거 괜찮아?”

“처음에는 답답했는데 지금은 괜찮아요.”

날마다 마스크를 쓰고 다니는 아이가 불편해 보였다. 유치원에서도 밥을 먹을 때 말고는 마스크를 늘 쓰고 있어야 하니까. 오죽 답답할까 싶었다. 아이는 마스크를 차고 있더라도 유치원에 가는 게 더 좋단다. 오히려 날이면 날마다 유치원 가고 싶다고 노래를 불러서 난리였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가고 싶지만 갈 수 없는 곳이 되었다.







“엄마, 나 언제 유치원 다시 가는 거예요? 친구들이랑 놀고 싶어요. 코로나 미워요.”


나도 정말이지 코로나가 싫다. 네가 언제 유치원에 갈 수 있을지는 내가 더 궁금해. 우리 아이 유치원 다니는 거 맞는 거지? 원격 수업으로 바뀌어서 유치원에 가서 받아오는 선물꾸러미를 들고 올 때만 잠깐 실감 났다. 그 외에는 집에서 내가 키우고 있는 기분이었다. 이러다 2학기도 집에 있는 날이 더 많으면 어떡하지? 아이고, 모르겠다.



오빠의 유치원 가방을 더 좋아하는 둘째 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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