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스쿨링으로 두 아이에게 집안일을 가르치는 까닭

행복한 생활인으로 키우기 위한 첫 걸음, 집안일

by 지에스더

나는 두 아이를 홈스쿨링 하고 있다. 홈스쿨링을 하면서 7살, 3살인 아이들을 집안일하는 일꾼으로 키운다. 우리집 홈스쿨링에서 중요한 배움터가 집안일이다.


어떻게 하다가 아이들에게 집안일을 어릴 때부터 하도록 가르쳐야겠다고 생각하게 되었을까? 왜 집안일을 가정에서 가르치는 것이 중요할까?


오늘은 아이들에게 집안일을 가르치는 까닭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자 한다.




아, 진짜 하기 싫다.
집안일



결혼한 뒤에 집안일을 처음 하게 되었다. 엄마는 나를 너무나 사랑하셨다. 시집 가면 죽을 때까지 집안일을 해야 한다며 집안일을 제대로 가르치지 않았다. 결혼 전까지 요리, 빨래, 청소를 제대로 한 적 없었다.

대학생으로 친구와 자취했을 때도 엄마가 일주일 먹을 반찬을 싸주셨다. 집은 더 이상 발 디딜 틈이 없이 너무 지저분하다 싶을 때 친구랑 치웠다. 직장생활을 시작하면서 친척집에 살았기 때문에 집안일을 제대로 할 경험이 없었다. 그렇다면 스스로 찾아서 해봤어야 했건만...

어차피 결혼해서 할 텐데 뭘!!! (엄마가 알려준 대로) 애써 하지 않았다.


그. 런. 데....

결혼하고 하려니 집안일은 정말 ''이었다. 왜 이렇게 낯설고 해도해도 끝도 없는 걸까? 많이 한거 같은데 티가 안 난다. 퇴근하고 집에 왔는데 또 일이 있다. 헉, 집안일 너무 힘들다. 진짜 하기 싫다. 나 대신 누가 해주면 좋겠다. 나는 누워서 쉬고 싶은 마음뿐이다. 밥 좀 차려주면 얼마나 좋을까. 반찬 만들기를 왜 이렇게 어렵지? 빨래도 하기 귀찮다.


안 하고 살고 싶다.



결혼하고 나서 6개월 만에 임신을 했다. 아들이라는데. 나처럼 장가가기 전까지 물에 손도 안 묻히고 키우는 것이 좋을까? 아니다.

누구 좋으라고 이걸 어릴 때부터 시키는가! 하는 생각이 올라올 수 있지만 아니다. 아이가 나처럼 자라게 할 수 없다. 생전 안 하던 일을 결혼해서 하려니 실전에서 너무 힘들었다. 남자아이라 집안일이 몸에 배어있지 않는다면 커서는 더 안 하겠다는 생각이 올라왔다. 막상 하고 싶어도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몰라서 못할 수도 있겠지. 다 큰 남편을 바꾸느니 아직 완성 안 된 아들을 가르치는 게 낫겠다고 결론을 내렸다.






노동의 가치를 알고 매 순간 성취감을 느낀 아이들은 사회에 나가서도 자신의 재능과 기술에 자부심을 가지게 된다. 넓은 세계에서 당당하게 자신이 쓰임 받을 것이라는 믿음과 자신감으로 힘차게 나갈 수 있다. 더불의 노동의 고귀함을 배우면 어른이 되어 행복한 부자가 되는 길을 자연스럽게 몸으로 익히게 된다.

-우리 아이 부자습관에서-


어릴 때부터 집안일을 하다 보면 자신의 삶을 스스로 책임질 줄 아는 생활인으로 자라리라는 믿음이 있었다. 책을 읽고 집안일로 "노동의 가치를 배운다."는 점도 가르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어렸을 때 몸에 밴 습관이 평생 간다. 이러한 능력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필요한 인재로 자라는데 큰 도움을 준다. 집안일로 통찰력, 책임감, 자신감, 공감능력, 성취감, 자존감, 자립심을 키울 수 있다는 말이다. 내가 할 때 재미가 1도 없고 해도 티가 전혀 안나는 집안일이 어떻게 아이에게는 저런 능력을 길러줄 수 있다는 걸까?



첫째 아이를 18개월부터, 둘째 아이를 17개월부터 아주 작은 집안일을 하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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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안일 하는 첫째 아이 (18개월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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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안일 하는 둘째 아이 (17개월부터)


가르쳐보니 알았다. 아이들은 몸으로 해보지 않으면 모른다. 누군가 알려주지 않으면 아이들은 일해 보는 경험을 할 수 없다. 집안일이야말로 아이들에게 세상에 나가기 전에 "노동, 일의 소중함"을 몸으로 알려줄 수 있는 살아있는 교육이었다.

집에서 몸을 움직이고 배워본 아이는 밖에서도 자연스럽게 해보려 할 것이다. 왜냐하면 이미 여러 번 했던 일이니까. 아이에게는 너무나 익숙하게 습관으로 자리잡았으니까. 하면서 배운 경험은 아이 몸에 남는다. 누가 하라고 말하지 않아도 내가 해야겠다고 몸을 움직인다.


집안일을 해본 사람은 알 것이다. 집안일이 결코 단순하지 않다는 것을. 제대로 하려면 나름 생각하고 계획하고 몸을 움직여야 한다. 통찰력과 일머리를 키울 수 있다. 하다 보면 나도 할 수 있다는 성취를 맛볼 수 있다. 아이는 스스로 잘한다고 생각해야 자신감을 기를 수 있다. 힘든 일을 해봐야 다른 사람도 힘들 수 있겠다고 여긴다. 스스로 밥 해 먹고 치울 수 있는 아이라면 자립심은 저절로 따라온다. 집안일은 가정에서 해줄 수 있는 정말 좋은 배움터다.

나는 우리 아이가 죽은 지식만 머릿속에 가득 찬 "지식 탱크"로 자라기를 바라지 않는다. 많은 책을 읽고 생활 에서 실천하며 살아가는 건강한 사람으로 키우고 싶다. 나만 생각하는 게 아니라 다른 사람에게도 유익한 것을 주고 서로 좋은 쪽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선한 영향을 주는 사람으로 자라길 바란다.

그 밑거름을 만드는 일. 나는 집안일에서 찾았다. 아이가 어릴 때부터 집안일을 놀이처럼 느끼게 하면서 아이 몸의 세포 하나하나에 기억시키고 습관으로 만들 수 있도록 날마다 연습하게 한다. 두 아이를 건강한 일꾼으로 키운다.







두 손으로 노동할 때
우리는 세상을 공부하게 된다.
채소밭을 가꾸면서 나는 생각한다.
‘왜 진작 이렇게 하지 않아
지금 같은 행복을 누리지 못했을까?’
채소밭을 만드는 데도
건강과 지식이 필요하다.

스스로 할 수 있는 일을
다른 사람에게 부탁하여 괴롭히지 말라.
맡은 역할을 스스로 하지 않고
다른 사람에게 대신시킨다면
영혼도 쇠락하여 죽게 된다.

육체노동이 정신적인 삶을
가로막는다고 생각하는 사람들 있다.
사실은 정반대이다.
육체노동을 할 때만이
지적이고 영적인 삶이 가능하다.


톨스토이가 쓴 <살아갈 날들을 위한 공부>에서 나온 글이다.


그렇다. 노동은 우리에게 많은 것을 가르쳐 준다. 몸으로 배우고 해 본 일이 나를 건강하게 성장하게 해 준다. 집안일이야말로 우리 인생에서 가장 기본이다. 누구라도 배워야 하고 할 줄 알아야 한다. 그래야 어른이 되어서 건강하게 독립할 수 있고 자신만의 생활을 할 수 있다. 다른 사람이 해주기를 바라거나 다른 사람에게 이렇게 하라고 말하기 전에 내가 먼저 할 수 있는 사람으로 만들어주는 것. 바로 집안일이다. 내가 이른 시기부터 조기교육으로 집안일을 가르치는 까닭이다. 나는 오늘도 두 아이를 집안일하는 일꾼으로 키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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