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_시도의 시작

혼자 서보기로 한 그날부터 달라진 생각들

by 담윤

새로운 시도는 막연히만 살아가던 내게 전혀 다른 생각의 변화를 가져왔다.


나는 32살에 첫 독립을 했다.

대학 시절에도 서울로 통학하며 다녔기에, ‘혼자 사는 삶’은 늘 버킷리스트 속 한 장면이었다.

취업 2년 차쯤부터 “이제 나도 독립하고 싶다”는 말을 입버릇처럼 했지만, 자금 문제와 뉴스에 떠들썩한 전세 사기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늘 마음만 가지고 있었다.


그러던 중, 먼 지역에서 자취하던 동생이 퇴사와 함께 본가로 돌아오겠다는 소식을 들었다.

그때 문득 생각했다.

이제 더는 미룰 수 없겠구나.


20대의 나였다면 부모님 허락을 받기 어려웠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제는 어엿한 성인이 된 딸의 결정을 부모님도 쿨하게 받아들이셨다.

“그래, 네가 원하는 대로 해보렴.”

그 한마디에 아쉬움보다는 믿음이 묻어 있었다.


나는 장녀로서 늘 스스로 결정해 왔다.

어릴 적 우리 가족은 경제적으로 힘든 시기를 겪었고, 그 시절 나는 부모님의 짐이 되지 않기 위해

조금이라도 ‘스스로 서보려는’ 아이였다.

그 덕분에 혼자서도 잘 견디는 성격이 되었고, 다행히 삐뚤지 않고 자라 지금의 내가 되었다.

그런 과정들이 쌓여가며 자연스럽게 내 선택에 대한 부모님의 믿음이 당연하게 된 우리 가족의 분위기라고 할까.


첫 전세계약 날, 아버지가 함께 가주셨다.

잠시 부동산을 운영하셨던 경험도 있고, 무엇보다 어른 한 명이 옆에 있으면 세상이 조금은 덜 무섭게 느껴질 것 같아서.

솔직히 말하자면, 세입자를 얕보는 사람들 사이에서 덜 당하고 싶었던 ‘쫄보의 마음’이 컸다.


혼자 살기 시작하고 나서야 깨달았다.

생각보다 많은 생활비, 매번 외식비로 지출되는 돈, 혼자 사는 사람들이 왜 한식을 사 먹는지,

(부모님과 살 땐 동료가 “한식 먹자” 하면 질색하던 나였다.)

혼자 있는 시간의 평온함과 소중함 등


사람들은 가끔 묻는다.

“혼자 있으면 심심하지 않아? 적막하지 않아?”

그럴 때마다 나는 웃으며 대답한다.

“아니요, 그 적막함이 제겐 재충전의 시간이던데요. 행복해요.”


그리고 세월은 빠르게 흘러, 전세 계약의 2년이 눈 깜짝할 새 지나갔다.

이젠 자연스럽게 생각이 이어졌다.

‘나도 이제, 내 집을 가져보고 싶다.’


전세 만기를 반년 앞둔 시점부터 구축 아파트 매매를 공부했다.

주택담보대출, 수요 있는 지역, 정책 흐름…

예전의 나라면 뉴스에서 흘려듣던 단어들이 이제는 내 현실이 되었다.

(아직은 아는 게 많진 않지만, 시작했다는 게 중요하니까.)


그리고 지금 이 글을 쓰는 순간,

다행히 다음 세입자도 구해졌다.

한 달 뒤면 본가로 잠시 돌아가 매매를 할 새로운 집을 본격적으로 찾아볼 예정이다.


첫 독립을 실천하기까지 몇 년이 걸렸지만,

그 한 번의 선택이 내 삶의 방향을 바꿔놓았다.

무엇보다 큰 변화는 ‘내 집 마련’이라는 구체적인 꿈이 생겼다는 것.


부모님 집에 살았다면, 이런 생각조차 못 했을지도 모른다.

그저 부동산 뉴스는 배경음악처럼 흘려들었겠지.

하지만 이제는 다르다.

이건 더 이상 남의 이야기가 아닌, ‘내 삶의 다음 챕터’가 되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