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11월 29일 월요일.
밤에 바람을 맞으며 혼자 하는 산책이 그나마 숨통을 틔워준다.
말은 언제나 전체를 담지 못하고, 빠르게 휘발되지만, 동시에 그렇기 때문에 오히려 스스로를 과장하거나 균형을 잃고 한 극단으로 치우친다.
누군가와 감정을 논하기 어려운 이유. 일기로도 적확히 묘사해내지 못하는데, 대화라고 뾰족한 수가 있을까.
도시의 밤거리를 걷는 건 좋다. 빛과 그늘, 소란과 정적이 공존한다.
아파트 단지의 작은 정자에 혼자 앉아 좋아하는 음악을 듣다 보면, 세상에 오로지 나만 남은 것 같은 착각에 빠지게 된다.
안락하고 그립고 무력한 순간.
시간이 멈추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