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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와 심리] 시작 이후 5분, 종료 직전 5분



소위 멘탈이라고 한다. 스포츠에서 멘탈 즉 심리는 개인 종목이든, 구기 종목이든 치명적인 영향력을 행사한다. 그중에서도 축구는 90분이라는 정해진 시간 안에서 수없이 많은 심리 변화가 일어나는 종목이다. 선수, 팀 심지어 코칭 스테프의 심리 변화까지도 팀 성적에 영향을 미친다.


다양한 심리가 축구에 존재하지만 가장 집중해야 하는 시간대는 정해져 있다. 90분이 전반 45분과 후반 45분으로 나뉘는데, 이중 전후반 시작 직후 5분, 경기 종료 직전 5분에 가장 강력한 집중력이 필요하다. 물론 90분 내내 집중해야 마땅하나, 인간이 쓸 수 있는 최대의 집중력을 90분 동안 유지하는 건 불가능에 가깝다. 그 최대 수치에 근접한 집중력이 절실한 시간대가 초반 5분, 막판 5분이라는 말이다.


초반 5분은 경기를 펼치는 두 팀, 22명의 선수, 2명의 감독이 준비해 온 전술을 시작하는 단계다. 향후 이어질 40분을 이어갈 포석을 놓은 시간대해도 과언이 아니다. 허나, 초반이라는 이유 하나로 적지 않은 수의 선수들이 방심한다. 찰나의 방심은 곧 실점으로 이어진다. 이럴 경우 자신들이 준비해 온 전술을 써보기도 전에 만회를 위한 전술 수정이 불가피해진다. 방심이라는 심리적인 유함이 팀을 궁지로 몰아 넣게 되는 것이다.


종료 직전 5분은 굉장히 다양한 심리가 응집하는 시간대다. 스코어가 굳어졌을 수도 있고 팽팽한 흐름일 수도 있다. 때에 따라 선수, 감독, 코칭 스테프의 심리가 모두 제각각인 상황도 발생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시간대에 집중력을 필요로 하는 이유는 가능성이라는 측면에 있다. 스코어가 굳어졌다고 해서 포기한다면 다음 경기에도 부정적인 흐름을 이어가야 한다. 하지만 집중력을 발휘해 유의미한 장면을 창출한다면 분위기 반전을 도모할 수 있다. 팽팽한 흐름일 때는 더더욱 강력한 집중력이 요구된다. 지켜야 하든, 따라가야 하든 말이다. 두 경우 모두 마지막을 불테울 의지라는 심리가 개입되어야 한다.


축구의 시작과 끝은 필연적으로 상이한 심리를 보일 수밖에 없다. 그러나 시작과 끝에 보여야 하는 심리적인 집중력의 강도는 동일하다. 초반 5분은 모두가 승리만을 바라본다는 점에서 가장 유사한 심리에 놓이게 되고, 막판 5분은 스코어에 따라 심리가 제각각인 상황이 발생한다. 어쩌면 초반 5분과 막판 5분이 축구와 심리의 연관성을 가장 적절하게 찾아 볼 수 있는 시간대가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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