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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버튼-맨유] 하메스가 지워졌던 이유

접전이었다. 에버튼은 3연패를 면하기 위해, 맨유는 중위권 도약을 위해 승리가 절실했다. 승부는 하메스가 자리한 오른쪽 측면에서 결정됐다. 솔샤르는 하메스를 통제하기 위해 철저히 준비한 듯 보였고, 이는 결과적으로 완벽히 적중했다. 이걸로 다시 한 번 보드진과 팬들에게 자신의 역량을 각인시키는데 성공했다.


이날 하메스는 슈팅 0회, 키패스 0회, 패스성공률 79.6%, 볼 소유권 잃은 횟수 1회, 턴오버 2회로 맨유의 집중 견제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그 이유는 맨유가 준비한 압박에 있다. 밑에 게시된 두 장의 사진을 보라.



첫번째 사진은 맨유가 에버튼의 오른쪽 공격을 방어하기 위해 시도한 압박을, 두번째 사진은 이를 실행한 선수들의 히트맵을 나타낸다. 쇼는 하메스를 직접적으로 마크하면서 그가 시야를 확보할 수 없도록 저지했다. 래시포드는 콜먼의 전진을 막아세웠고 간헐적으로 하메스에게 압박을 걸어왔다. 래시포드의 압박 덕분에 하메스를 돕는 첫번째 지원군 콜먼이 지워졌다. 안그래도 인버티드 풀백을 소화하는 콜먼이기에 공격 가담이 제한적인데, 순간적으로 실행하는 돌파마저 래시포드에게 저지 당한 것이다.


프레드는 특유의 광범위한 활동량을 바탕으로 사실상 에버튼의 오른쪽 측면 공격을 모두 커버했다. 그 중에서도 그의 가장 1차적인 목표는 두번째 지원군 두쿠레를 통제하는 것이었다. 두쿠레가 측면으로 와이드하게 벌려서지 못하도록 압박했고 하메스와 부분 전술을 시행하는데 어려움을 겪도록 만들었다. 뿐만 아니라 하메스의 앞뒤 공간에서 패스길을 차단하는 무브먼트까지 선보였다. 여기에 브루노까지 압박에 가담하면서 에버튼의 오른쪽은 완벽히 봉쇄됐다. 첫번째, 두번째 지원군의 도움이 모두 사라졌는데, 하메스 혼자 무엇을 할 수 있겠는가.




위 사진은 에버튼전에서 맨유가 태클을 시도한 위치를 나타낸다. 대부분이 에버튼의 오른쪽 측면에 몰려있다. 프레드와 브루노가 각각 6회, 5회로 팀 내 1,2위를 기록했고 모두 오른쪽 측면에서 이뤄졌다. 솔샤르가 하메스를 통제하기 위해 심혈을 기울였음을 방증하는 지표라고 볼 수 있다. 브루노까지 압박에 가담시켰을 정도로 철저히 대비한 것이다.




이처럼 하메스의 영향력이 떨어지자 50분경 안첼로티가 변화를 시도한다. 그를 왼쪽 측면 미드필더에 배치한 것이다. 이는 온더볼에 강점이 있는 하메스의 장점을 이끌어내기 위한 방책이었다. 상술했듯이 두 명의 지원군이 저지당한 상황이기에 하메스가 유의미한 터치를 가져갈 기회가 많지 않았다. 이 때문에 그에게 온더볼 상황을 만들어주기 위해 압박이 다소 헐거운 왼쪽으로 자리를 바꿨고, 패스를 뿌릴 시야를 확보해주기 위해 미드필더로 전환했다.


어느정도 효과는 있었다. 역할이 바뀌기 전인 50분까지 단 35회의 터치수만을 기록했던 하메스가 포지션이 바뀐 이후 30분간 28회의 터치를 가져갔다. 50분까지 50.5%에 그쳤던 에버튼의 점유율도 60.9%까지 치솟았다. 분위기를 가져오는데 성공한 것이다. 이와 같은 변화에 힘입어 에버튼이 맨유를 몰아 붙였지만, 결정력에서 미흡한 모습을 보이며 득점에는 성공하지 못했다.




시즌 초반 4연승을 질주하던 에버튼은 3연패를 허용하며 6위까지 추락했다. 4-3-3을 플랜A로 설정하고 측면과 중원에서 강력한 모습을 보여줬지만 10라운드가 채 되기도 전에 파훼법이 등장해버렸다. 플랜B의 확보가 절실한 상황이다. 맨유전처럼 하메스를 미드필더로 배치할 수도 있고 알랑과 두쿠레의 역할을 바꾸는 것도 충분히 가능하다. 안첼로티의 다음 수가 궁금해진다.


맨유는 그야말로 기사회생이다. 이 경기도 승리하지 못했다면 강등권으로의 추락을 걱정해야 할 정도였다. 하지만 솔샤르의 대비책과 선수들의 끈기로 승점 3점을 가져왔다. 에버튼전을 보면서 솔샤르의 경질을 논하는 건 아직 이르다는 판단을 했다. 비록 기복이 있지만 선수 기용과 전술적 유연함 등에서 점진적으로 진화해 가는 모습이 보인다. 솔샤르는 분명 가능성이 있는 감독이다.



https://in.naver.com/dan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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