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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 맨유가 보여준 후방 빌드업 변화

맨유가 54분까지 실시한 후방 빌드업 대형
맨유가 54분 이후에 실시한 후방 빌드업 대형


변화를 선택했다면 현행을 유지했을 때보다 나은 선택이어야만 한다. 지금보다 나은 상황을 창출하기 위해 실시하는 것이 변화이기 때문이다. 작은 변화이든, 큰 변화이든 마찬가지다. 맨유의 솔샤르 감독은 레스터와의 원정 경기에서 작은 변화를 시도했고 이는 경기 흐름을 바꾸는데 지대한 영향력을 행사했다. 그렇다면 솔샤르 감독이 단행한 작은 변화는 무엇이었을까?


전반전을 1 대 1로 마치긴 했지만 전체적인 흐름은 레스터의 소유였다. 레스터가 시행하는 조직적인 1-4-4-2 대형을 뚫어내지 못하면서 비효율적인 U자 빌드업이 이어졌고 쓸데없는 롱볼이 난무했다. 프레드, 맥토미니의 영향력이 줄어들었고 브루노 또한 차이를 만들어내지 못했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전반전, 맨유는 1-2-2 형태의 후방 빌드업을 시행했다(첫번째 사진). 바이-메과이어가 최후방을 맡았고 프레드, 맥토미니가 그 앞에서 투볼란테를 형성했다. 허나, 레스터는 맨유의 최후방과 투볼란테 사이에 바디와 메디슨을 배치했고 4명의 선수가 볼을 주고 받는 것을 직접적으로 방해했다. 자연스럽게 바이와 메과이어는 볼을 달고 전진할 수 없는 상황에 처했고 측면으로 볼을 돌리거나 전방으로 롱볼을 보내는데 급급했다. 실제로 두 선수는 솔샤르가 변화를 시도한 54분 전까지 총 11회의 롱볼을 시도했고 54분 이후에는 그 수가 3회로 떨어졌다.


좌 - 54분 전까지 프레드가 터치한 위치, 우 - 54분 이후 프레드가 터치한 위치
좌 - 포그바 터치맵, 우 - 54분 이후 맥토미니 터치맵


상술했듯이 솔샤르의 변화는 54분 포그바를 투입하면서 이뤄졌다(두번째 사진).


포그바가 투입되면서 프레드는 쓰리백의 좌측 스포터와 같은 역할을 부여받았다. 이에 따라 프레드는 비교적 자유로운 위치에서 볼을 터치했고 패스를 뿌릴 수 있는 시야가 확보됐다. 또한 포그바가 좌측 지향적인 움직임을 가져가면서 프레드에게 패스 선택지를 늘려주는 상승효과까지 발생했다. 우측 스토퍼라고 할 수 있는 바이도 간헐적으로 전진하면서 맥토미니를 도왔고 린델로프의 부족한 공격력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했다. 즉 54분 전까지는 최후방 싸움을 실시할 때 2 vs 2 수적 동위에 처했지만, 프레드가 후진 배치되면서 3 vs 2 수적 우위가 형성됐다. 54분 이후 프레드와 바이가 볼을 달고 전진할 수 있는 시야와 공간이 확보된 것이다.


한편, 포그바의 위치에 따라 후방 빌드업 대형이 달라졌는데, 그가 후진 배치될 때는 1-3-2 대형이 만들어졌고 전진 배치될 때는 1-3-1 대형이 형성됐다. 맥토미니는 우측 혹은 중앙에서, 포그바는 좌측 혹은 중앙에서 볼을 배급 받았다. 중원 싸움에서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 포그바가 투입되면서 맨유의 U자 빌드업 형태가 사라졌고 촘촘했던 레스터의 간격에 빈틈이 발생하기 시작했다.


프레드를 후진 배치 시킨 것은 최후방의 비효율성을 떨어뜨려 안정감을 상승시켰고, 포그바를 투입한 것은 중원 숫자 싸움에서 우위를 만들어냈다. 이와 같은 변화로 인해 54분까지 42.1%에 불과했던 점유율이 54분 이후 51.1% 상승했다. 작은 변화일 수 있으나 솔샤르 감독의 변화가 있었기 때문에 흐름이 맨유 쪽으로 넘어 올 수 있었다. 비록 튀앙제브의 자책골로 인해 승리를 놓쳤지만 그의 전술 변화는 실로 인상적이었다. 분명 솔샤르는 맨유라는 빅클럽에 어울리는 감독으로 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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