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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 하킴 지예흐가 오른발도 사용할 수 있다면


찰나의 순간에 모든 것이 결정되는 급박한 상황에서 신뢰도가 높은 쪽을 선택하는 건 당연한 이치다. 발을 사용하는 축구라는 스포츠에서도 그러하다. 오른발잡이는 오른발에, 왼발잡이는 왼발에 신뢰도가 높을 수밖에 없다.


그러나 모든 상황에서 자신의 주발만을 고집해야 할까? 상대도 특정 선수가 자신의 주발만을 선택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 자연스럽게 공격수와 수비수 모두 선택지는 줄어든다. 절대적으로 수비수에게 유리한 싸움이 벌어지게 되는 것이다.


이 때문에 모든 선수가 약발에 대한 고민을 하지 않을 수 없다. 약발의 비중을 조금만 올려도 공격수와 수비수의 선택지는 늘어난다. 선택지가 늘어날수록 승부의 추는 공격수 쪽으로 기울게 된다. 즉, 주발와 약발을 모두 능수능란하게 다루는 건 경쟁력의 증가를 피력할 뿐만 아니라 클래스의 상승을 의미하기도 한다.



오늘 벌어졌던 레스터와 첼시의 PL 20-21시즌 18라운드에서 상술한 내용을 대변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위에 게시된 두 장의 사진을 보라. 91분 경 하킴 지예흐의 슈팅 장면을 나타낸다. 왼발 스페셜리스트라고 불리는 하킴 지예흐는 오른발 각도가 광활하게 열린 상황에서도 왼발을 고집했다. 오른발 슈팅에 대한 고민을 아예 배제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상황이었다. 첫 터치를 오른발로 가져가긴 했지만 철저히 왼발 슈팅 각도를 창출하기 위한 목적이었다. 오른발 슈팅을 위한 오른발 터치를 했다면 수비벽에 막힐 가능성이 조금은 하락하지 않았을까 싶다.

또한 하킴 지예흐가 오른발 첫터치를 왼발 각도로 해놓으니, 달려오던 레스터 수비진과 맞물렸다. 결국 왼발 슈팅 각도마저 스스로 없애버린 것이다. 하킴 지예흐의 왼발 슈팅을 위한 오른발 터치는 자신과 수비수의 선택지를 감소시켰고 결과는 예상대로 수비수의 승리였다.

하킴 지예흐의 클래스를 의심하는 건 아니다. 그는 분명 첼시의 에이스이고 월드클래스 반열에 오를만한 능력을 가진 선수다. 하지만 레스터전 91분 경과 같이 오른발 슈팅 각도가 열린 상황에서도 왼발 슈팅만을 고집하는 건 아쉽다. 이번 시즌 하킴 지예흐는 총 16번의 슈팅을 시도했는데, 이 중 오른발 슈팅은 단 1회에 불과하다. 오른발 슈팅의 비중을 조금만 올려도 본인과 상대의 선택지는 증가한다. 자신에게 유리한 싸움이 가능한 환경을 스스로 조성할 수 있다는 말이다. 선택은 하킴 지예흐의 몫이다. 지금처럼 왼발 스페셜리스트로 경쟁할 것인지 아니면 약발도 잘 쓰는 스페셜리스트가 될 것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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