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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 펩 과르디올라의 상기를 통한 창의


시즌 초반 펩 과르디올라의 맨시티는 불안했다. 다비드 실바의 공백, 주축 선수들의 부상 등 악재가 줄을 이었다. 자연스레 팀 성적이 하강곡선을 형성했다. 이와 같은 난세를 타개하기 위한 새로운 전술적인 해법을 찾는 것도 쉽지 않았다. 결국 펩 과르디올라가 선택한 방안은 과거로의 회귀였다.


18-19시즌 리그 우승 당시 사네-스털링으로 구성된 정발 윙어가 위력을 떨쳤다. 이들은 측면으로 와이드하게 벌려 서서 침투, 유인, 개인 전술 등 모든 면에서 탁월한 기량을 발휘했다. 이는 경기에 출전하는 두 명의 플레이메이커와 중앙으로 좁혀오는 좌우 풀백에게 공간적인 자유를 선사했다.


하지만 20-21시즌의 시작점은 달랐다. 다비드 실바라는 공격의 한 축과 아구에로, 제주스라는 주전 공격수를 잃은 상황이었다. 이에 따라 데브라이너에게 많은 역할이 부여됐고 공격 작업이 제한되는 결과를 낳았다. 측면에서의 영향력도 이전과 달랐다. 마레즈, 스털링, 페란 등의 측면 자원이 중앙 공격수에 포진되기도 했다. 이에 따라 빌드업 작업이 중앙에서 겉돌기 시작했고 득점력 또한 눈에 띄게 저하됐다.


이러한 판국에서 펩 과르디올라는 다시금 측면의 영향력을 되찾기 위한 시도를 단행했다. 좌우 윙어의 와이드한 배치로 말이다. 18-19시즌과 다른 점이 있다면 정발과 반대발을 혼용해서 사용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스털링-마레즈, 포든-마레즈, 스털링-포든 등 경기마다 상대마다 조합을 달리했다. 결과적으로 윙어를 와이드하게 배치하니, 밀집해 있던 상대 수비수들을 분산시킬 수 있었고 비교적 많은 공간이 발생했다.


마레즈, 스털링, 포든 20-21시즌 히트맵


추가적으로 측면에서 중앙으로 비집고 들어가는 대각선 움직임을 요구했다. 즉 측면을 허물기 위한 움직임과 더불어 골문을 직접적으로 타격할 수 있는 움직임을 주문한 것이다. 위에 게시된 사진을 보라. 마레즈, 스털링, 포든의 20-21시즌 히트맵이다. 모두 측면에서 중앙으로의 동선이 형성되어 있다. 이와 같은 움직임은 측면은 물론 하프 스페이스와 박스 안에서의 파괴력을 되찾는데 혁혁한 공을 세웠다. 여기에 귄도안과 베르나르도 실바의 경기력까지 살아나면서 맨시티의 사이클은 상승곡선으로 올라섰다.


이처럼 맨시티는 과거로의 회귀를 통해 위기에서 벗어났다. 전술은 돌고 돈다고 했던가. 펩 과르디올라의 시도는 발명이 아닌 발견이었고 창조가 아닌 상기였다. 이 발견과 상기가 더해져 창의를 만들어냈다. 끊임없이 발견하고 상기하여 창의를 구현하는 펩 과르디올라의 맨시티는 어느덧 타이틀 경쟁에서 가장 앞서가고 있다.


https://in.naver.com/dan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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