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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 티모 베르너의 혹독한 적응기


티모 베르너의 첼시 생활이 순탄치 못하다. 분데스리가에서 레반도프스키와 득점왕 경쟁을 펼쳤던 선수가 맞나 싶을 정도다. 본래 이런 선수였던 걸까? 아니면 적응기로 치부해야 할까? 확실한 건 약 830억 원에 달하는 이적료 값을 온전히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9일 새벽에 펼쳐진(한국 시간) 에버튼과의 홈경기에서 베르너는 약 89분가량을 소화했다. 공격포인트는 없었고, 3회의 슈팅 중 2회를 유효슈팅으로 연결했다. 그 2회 모두 골키퍼와의 일대일 찬스였는데, 역시나 골문을 열어내지 못했다. 빅 찬스 미스였다. 이로써 이번 시즌 리그에서만 16회의 빅 찬스 미스를 범하며 뱀포드에 이은 단독 2위로 올라섰다.


물론 라이프치히 시절에도 빅 찬스 미스가 적은 유형의 선수는 아니었다. 18-19시즌 22회(2위), 19-20시즌 21회(2위)로 2시즌 연속 빅 찬스 미스 부문 상위권에 랭크되어 있다. 문제는 득점 수다. 18-19시즌 16골, 19-21시즌 28골을 기록하며 막강한 득점력을 과시했다. 이번 시즌 고작 5골에 그친 것과 비교되는 결과물이 아닐 수 없다.


이 밖에도 측면에서 스피드를 활용한 돌파 이후 시도하는 크로스나 동료와의 연계 작업도 깔끔하지 못하다. 사실상 볼이 발밑에 있을 때 할 수 있는 모든 플레이가 기대 이하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무엇이 문제일까?


단순 자신감 결여로 매듭짓기엔 무리가 있다. 베르너가 시도하는 오프더볼 움직임과 간헐적으로 보여주는 스피디한 돌파는 대부분 과감하고 확실하다. 그렇다고 분데스리가와 PL의 수준 차이를 운운하는 건 더욱 말이 되지 않는다. PL에 속한 클럽과 분데스리가에 속한 클럽 간의 비교 우위를 어떤 기준으로 증명할 것인가. 그저 라이프치히와 첼시의 환경적 차이라고 보는 편이 적합해 보인다.


베르너의 쓰임으로 가보자. 라이프치히의 나겔스만 감독은 베르너를 상대에 따라 전술에 따라 상황에 따라 유동적으로 활용했다. 1선과 2선을 가리지 않았고 원톱, 투톱, 윙어 등 전방 모든 위치에 배치했을 정도다. 즉 베르너가 자신의 능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는 환경을 창출하기 위해 노력했다는 말이다. 하지만 첼시에서는 측면에 고정적으로 배치되어 있고 공격 전술 형태가 베르너 위주로 짜이지도 않는다. 한 시즌 전까지만 해도 본인 위주로 굴러가던 곳에서 그렇지 않은 곳으로 이적해왔다. 심지어 자국 리그에서 뛰던 선수이지 않은가. 적응 기간이 필요함을 시사할 수 있는 부분이다.


고무적인 것은 베르너의 경기력이 점차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는 점이다. 유일한 단점으로 지적되는 결정력만 살아난다면 분데스리가 시절과 같은 파괴력을 뿜어낼 능력을 갖고 있는 선수다. 단언컨대, 베르너가 눈을 뜨는 순간 PL의 판도는 뒤집힐 것이다. 그것이 이번 시즌일 수도 있고 다음 시즌일 수도 있다. 어쩌면 오지 않을 수도 있고. 과연 베르너는 자신을 증명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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