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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칭(Switching)은 공간의 개념이다


Switch. 명사로 전환, 동사로 전환되다/바꾸다라는 뜻을 지닌 단어다. 언제부터인가 축구의 전술적인 측면에도 Switch라는 개념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Switch보다는 Switching이라는 말로 더욱 보편화되어 있다. Switching은 Switch의 명사형으로, 전환/바꿈 등을 의미한다. 그대는 Switching을 어떤 뜻으로 알고 있는가? 예상컨대, 선수 간의 위치를 바꾸는 일차원적 개념으로 이해하고 있을 것으로 사료된다. 아마도 포체티노 감독이 토트넘을 이끌던 시절, 일명 'DESK'라고 불리는 공격진이 Switching 플레이를 한다고 알려지면서 위와 같은 개념으로 통용되었을 가능성이 높다.

물론 틀린 해석은 아니다. 측면에 있던 선수가 중앙으로 이동하면 중앙에 있던 선수가 측면을 커버하는 형태를 미루어 봤을 때, 충분히 전환/바꿈의 범주에 속한다고 말할 수 있다. 그러나 여기에 빠진 판단이 하나 존재한다.


현대축구는 공간에 대한 이해가 절실히 요구된다. 규격화된 그라운드는 점차 세분화되고 있고 쪼개지고 있다. 즉 계속해서 새로운 공간이 발견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무수한 축구인들은 '어떻게 하면 공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기 시작한다. 상술한 Switching 또한 공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한 갈래에 포함된다.


Switching은 선수 간에 위치를 바꾸는 것이 아니라 공간을 커버하는 보완적 개념으로 이해해야 한다. 윙어가 중앙으로, 미드필더가 측면으로 이동했다고 가정해보자. 이것이 '자 우리 위치를 바꾸자!'라고 커뮤니케이션한 뒤에 발생한 상황일까? 단언컨대, 윙어 혹은 미드필더 중 한 선수가 특정 목적에 의해 자신의 공간을 비우게 됐고, 다른 선수가 비워진 공간을 커버했기에 발생한 상황일 것이다. 전술이 아니라 공간을 보완하기 위한 자연스러운 움직임이었다는 말이다.


이처럼 Switching이라는 개념은 선수와 선수가 위치를 바꾸는 행위만으로 직역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선수와 선수가 서로의 공간을 상호보완하는 플레이라고 이해해야만 한다. 오히려 Switching 플레이보다는 Space 플레이라고 부르는 것이 보다 적합한 선택이 아닐까 싶다.


그리고 Space 플레이는 어떤 팀이건 간에 필연적으로 발생하게 되어 있다. 어쩌면 Switching이라는 단어 자체가 축구에서 사용되는 것이 너무도 일차원적일지도 모르겠다.


https://in.naver.com/dan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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