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센터백을 유인하는 영리한 움직임


축구에서 센터백은 팀의 수비를 책임지는 핵심적인 존재다. 센터백의 퍼포먼스에 따라 승패 여부가 좌우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또한 팀의 최종 수비수인 골키퍼를 보호하는 센터백이기에 경기 중 단 한 번의 실수도 용납되지 않는다. 센터백이 뚫리는 순간 상대는 골키퍼를 직접적으로 맞닥뜨리는 일대일 상황이 벌어진다. 즉, 센터백의 실수는 곧 실점으로 직결되는 것이다.

이 때문에 상대는 센터백에게 끊임없이 스트레스를 주기 위해 노력한다. 의도적으로 몸싸움을 벌이기도 하고 심리적인 압박을 가하기도 한다. 그뿐만 아니라 센터백을 골문과 골키퍼로부터 멀리 떨어뜨리려는 영리한 움직임을 취하기도 한다. 최근 성황리에 개최되고 있는 2021 코파 아메리카와 유로 2020에서도 이와 같은 움직임을 통해 센터백을 공략하는 상황이 종종 만들어졌다. 하단에 게시된 사진을 보라.



2021 코파 아메리카 A조 우루과이와 칠레의 경기 중 발생한 선제골 시퀀스다. 칠레의 공격수 브레리턴은 우측으로 이동하면서 우루과이의 센터백 고딘의 시야를 활용했다. 브레리턴을 발견한 고딘은 그를 직접적으로 압박하기 위해 우측으로 이동했다. 우루과이의 센터백이 측면으로 끌려 나온 것이다. 자연스레 고딘이 자리를 비운 중앙에 드넓은 공간이 파생됐다.

이 틈을 놓치지 않은 칠레의 바르가스와 브레리턴은 2 대 2 수적 동위 상황에서 간결한 원투 패스로 드넓은 우루과이의 중앙 공간을 뚫어냈다. 바르가스는 우루과이의 중앙 공간을 완벽히 공략했고 이는 선제골로 이어졌다. 바르가스의 결정력도 우수했지만 고딘을 측면으로 유인한 브레리턴의 움직임을 칭찬하지 않을 수 없는 장면이다.



위 사진은 유로 2020 조별리그 D조 잉글랜드와 체코의 경기 중에 나온 상황이다. 잉글랜드의 공격수 그릴리쉬는 체코의 센터백 셀루츠카를 미드필더 라인으로 끌고 나오는데 성공했다. 센터백인 셀루츠카가 앞으로 유인됨에 따라 체코의 뒷공간은 비교적 약해졌다.

이에 따라 케인에게 시간적인 자유와 공간적인 이점을 주어졌고 그는 곧바로 침투를 단행했다. 이때 후방에서 볼을 갖고 있던 매과이어는 완벽한 공간 패스로 케인의 침투를 유의미하게 만들었다. 또한 케인과 함께 침투하던 스털링에게도 넓은 공간이 파생되면서 확실한 득점 찬스가 창출됐다. 이 모든 것이 센터백을 유인한 그릴리쉬의 움직임 덕분에 만들어질 수 있었던 것이다.


이처럼 센터백의 존재는 팀에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한다. 센터백이 자리를 비운 잠깐 동안 실점 혹은 실점에 필적한 상황이 초래됐다. 센터백의 직접적인 실수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이런 탓에 공격수들은 센터백을 공략하기 위해 열과 성을 다해야 하고 센터백들도 공격수들에게 놀아나지 않기 위해 경기 내내 집중해야 한다. 사소한 무언가에 의해 승패가 결정되는 스포츠이지 않은가.


기사가 마음에 드셨다면 인플루언서 팬하기 부탁드립니다!

작가의 이전글 [유로 2020] 호날두가 코카콜라에게 가한 타격?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