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법사 ' 라는 별명이 그 누구보다 잘 어울렸다. 그가 공을 잡으면 뭔가 해줄 거라는 믿음이 있었다. 드리블, 패스, 플레이메이킹, 슈팅 등 모든 면에서 최정상급 기량을 보유하고 있다. 현존하는 미드필드 중 그보다 뛰어난 선수는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맨시티의 레전드, 다비드 실바에 대한 얘기다.
10-11시즌 발렌시아에서 맨시티로 이적한 다비드 실바는 EPL 4회, FA컵 2회, 리그컵 5회의 우승을 이뤄냈다. 또한 맨시티 소속으로 EPL과 챔피언스리그에서 362경기를 소화하며 68골 103도움을 기록했다. 단언컨대 맨시티 역사상 다비드 실바보다 뛰어난 커리어와 스탯을 보유한 선수는 없다. 이미 그는 맨시티의 레전드다.
2008년 9월 맨시티를 유럽 최강으로 만들겠다는 야망을 가진 만수르가 구단주로 취임한다. 하지만 08-09시즌 10위, 09-10시즌 5위에 그치며 챔피언스리그와는 거리가 멀었다. 이에 그는 10-11시즌 다비드 실바, 야야 투레, 제임스 밀너, 에딘 제코 등을 영입하며 엄청난 스쿼드를 구축했다.
결과적으로 만수르의 투자는 틀리지 않았다. 다비드 실바가 이적한 이후 맨시티는 단 한 번도 4위 밖으로 밀려나지 않았다. 첫시즌이었던 10-11시즌에 3위에 오르며 챔피언스리그 티켓을 따냈고 바로 다음 시즌인 11-12시즌에 우승을 차지했다. 무려 44년만에 일궈낸 우승이었다. 당시 퍼거슨의 맨유를 6 대 1로 대파한 매치를 기억하는 팬들이 많을텐데, 그 경기에서 실바는 선발 출전해 1골 1도움을 올리며 맹활약했다. 이처럼 실바가 이적한 이후부터 맨시티의 EPL 점령이 현실화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2010년대에 들어서면서부터 맨시티는 EPL 최강으로 군림했다. 최대 경쟁자 맨유가 단 2회 우승에 그친 반면 맨시티는 무려 4회의 우승을 거머쥐었다. 그 중심에는 항상 다비드 실바가 존재했다. 큰 부상 한 번 없이 매시즌 주전으로 활약했다. 그가 리그에 가장 적게 뛴 시즌은 15-16시즌인데, 교체 출전 2경기를 포함해 무려 24경기에 나섰다. 챔피언스리그까지 합하면 매시즌 30경기 이상을 소화한 것이다. 이런 그를 어찌 레전드라고 칭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다비드 실바는 지난 노리치와의 19-20시즌 마지막 라운드를 끝으로 맨시티와의 이별을 고했다. 85분경 교체되어 나가면서 모든 선수와 코칭스테프의 격려 인사를 받았다. 이에 실바도 눈시울을 붉히며 보는이의 가슴을 뜨겁게 만들었다. 아쉬웠던 것은 그의 고별 경기에 수많은 홈팬들이 자리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다음 시즌 실바의 행선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중동, 미국 등에서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는 기사만 있었을 뿐이다. 최근에는 다음 시즌 챔피언스리그 진출을 확정 지은 라치오가 그에게 영입을 제안했다는 보도도 있었다. 과연 다비드 실바는 축구 선수로서의 황혼기를 어느 리그에서 그리고 어느 팀과 보내게 될지 그의 향후 행보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칼럼이 마음에 드셨다면 인플루언서 팬하기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