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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뮌헨-파리] 파리를 무너뜨린 뮌헨의 압박

19-20시즌 챔피언스리그는 바이에른 뮌헨의 우승을 마무리됐다. 최초의 전승 우승과 함께 7년만에 트레블이라는 대기록을 작성했다. 경기력만 놓고 보면 파리 생제르맹도 우승팀이 될 자격이 충분했다. 다만 결정적인 순간마다 기회를 놓치면서 빅이어를 헌납하고 말았다. 다수의 지표가 비등했지만 두 팀의 차이를 발생시킨 가장 핵심적인 키워드는 ' 압박 ' 이라고 판단한다. 그럼 파리전에서 뮌헨이 어떠한 압박으로 상대를 봉쇄했는지 알아보자.



그야말로 전방 압박의 표본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완벽에 가까웠다. 측면에서부터 파리를 제어했고 중원으로 볼이 살아나오는 것을 미연에 방지했다. 볼이 측면에서 빠져나오질 못하니 파리의 공격 흐름은 끊기기 일쑤였다. 빌드업에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마르퀴뇨스와 파라데스에게 볼이 전달되질 않았다. 지난 라이프치히전 두 선수의 터치수는 각각 80회, 89회에 달했지만 뮌헨전은 54회, 32회에 그쳤다. 두 선수의 볼 잡는 횟수가 줄어드니 전방 쓰리톱에게 전달되는 패스의 질도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사실상 네이마르의 탈압박, 음바페의 스피드에 의존해야만 하는 상황에 직면한 것이다.

뮌헨의 압박 체계는 다음과 같았다. 나바스가 킴펨베에게 패스를 전개했다고 가정해보자. 이때 뮐러는 킴펨베를 압박하고 레비는 나바스 앞에 배치되어 실바에게 가는 볼을 차단한다. 이에 따라 자연스럽게 측면에 위치한 베르나트에게 볼이 가는데, 그 순간 그나브리, 키미히가 압박을 전개한다. 중원으로 볼이 빠져 나올 경우엔 티아고도 압박에 힘을 보탠다. 볼이 전방으로 살아나오질 않자 측면 윙어 음바페가 볼을 받으러 내려와주는 상황이 여러차례 발생했디. 사실상 뮌헨이 원하는 방향으로 경기가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키미히가 전진된 상황임에도 뒷공간을 걱정할 필요가 없어지기 때문이다. 이러한 전방 압박을 이겨내지 못한 파리는 최후방에서 롱볼로 음바페에게 패스를 보내야만 했다. 파리가 라이프치히전에서 기록한 롱패스는 40회에 불과했으나 뮌헨전에서는 무려 55회로 수치가 한껏 상승했다.



오른쪽 - 뮌헨전 네이마르 터치맵 (공격 방향 좌 -> 우), 왼쪽 - 라이프치히전 네이마르 터치맵 (공격 방향 우 -> 좌)                              


뮌헨의 전방 압박에 측면이 봉쇄되자 네이마르가 볼을 받으러 중앙 수비 섹터까지 내려오는 상황이 종종 발생했다. 위에 게시된 네이마르의 터치맵을 보라. 라이프치히전은 중앙 공격 섹터에서 볼을 잡는 경우가 다반사였지만 뮌헨전은 중앙 수비 섹터에서의 터치수가 극도로 많았다. 뮌헨의 강력한 압박이 효과를 발휘하면서 전방 쓰리톱에게 원할한 볼 공급이 이뤄지지 않았다. 자연스레 세 선수가 낮은 위치까지 볼을 받으러 내려와야 하는 상황이 파생되는 것이다. 이는 파리의 공격력을 반감시킬 뿐만 아니라 체력적인 부침을 이끌어내는데에도 탁월한 효과를 발생시켰다. 물론 네이마르의 탈압박이 힘을 발휘하며 뮌헨을 궁지로 몰아 넣는 장면도 종종 발생했지만 번번히 노이어의 벽에 가로막혔다.



오른쪽 - 파리가 볼 소유권을 잃은 위치, 왼쪽 - 뮌헨이 파울을 범한 위치


위에 게시된 두 장의 사진을 보라. 파리가 볼 소유권을 잃은 위치의 분포는 좌우 측면에 치우쳐져 있다. 이는 뮌헨이 측면에서부터 파리를 제어했음을 증명하는 지표라고 볼 수 있다. 또한 뮌헨은 파리의 위험 지역에서 의도적으로 많은 파울을 범했다. 파리가 측면에서 탈압박에 성공할 경우 파울로 흐름을 끊어내는 상황이 자주 발생했다. 이에 따라 파리가 간신히 측면을 빠져나와도 뮌헨이 파울로 끊어내면 다시 그 압박을 뚫어내야만 했다. 모든 것이 뮌헨이 원하는대로 흘러간 경기였다.




사실 뮌헨이 이 정도로 맞불을 놓을거라고는 예상치 못했다. 이전 경기들처럼 라인을 끌어올리고 경기를 펼치기엔 무리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지 플리크의 뮌헨은 자신들의 방식을 고수했다. 아니, 오히려 더 강하게 파리를 몰아세웠다. 공격은 최선의 방어책이라고 했다. 뮌헨은 공격적인 압박 바탕으로 파리의 공격을 틀어막았다. 경기 전까지만해도 뮌헨의 뒷공간이 파리에게 공략 당할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그 예상을 뒤엎는 시원한 승리로 자신들이 유럽의 챔피언이 될 자격이 있음을 전세계에 증명했다. 바야흐로 뮌헨과 플리크의 시대다. 그리고 프레싱의 시대다. 우리는 오늘 그 시대의 도래를 챔피언스리그 결승전 뮌헨을 통해 지켜봤다. 다가오는 20-21시즌엔 또 어떤 전술이 전세계를 뒤엎을지 어찌 기대가 되지 않을 수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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