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을 줄이고 타인의 말을 들어주는 연습=자신을 확장시키는 일
사람들을 만날 때 스스로에게 되뇌며 의식하고 있는 한 가지가 있다. 말을 줄이는 것이다. 한 마디를 하고 타인이 한마디를 덧붙였을 때 또 하고 싶은 이야기가 생각나더라도 하지 않기. 스톱 하는 자에게 은혜가 있으리 ~그렇게 하고 싶은 말을 참는 것이 잘 되는 날은 집에 돌아와서 매우 뿌듯하다. 오늘은 말을 많이 하지 않았네! 다른 사람들 이야기를 듣고 오면 마음이 편해진다.
반면 설명하기를 좋아하는 성격상 이런저런 이야기를 조잘조잘하고 온 날은 어딘가 모르게 불편하다. 너무 말을 많이 했어. 이 주둥아리! 어찌 이렇게 움직이기를 좋아하는가. 또다시 노력해 보자. 사람의 기질이 바뀌기는 어렵지만 분명 이러한 애씀의 결실이 있을 것이라는 소망이 있기에 좌절은 잠시뿐이다.
화자의 삶을 오래 살았던 나로서는 청자의 입장으로 생각하는 것이 쉽지 않다. 가르치기 좋아하고 주장하기를 즐기는. 자기 의지가 확고한 사람에게 들어준다는 것이 얼마나 고통스러운지(?) 비슷한 성격을 가진 사람들은 이해하리라. 강의를 주업으로 하는 딸아이 친구 엄마가 인정해 줬으니까. 나도 가르치는 일을 했어야 하는 사람이라고 ㅎㅎ
듣는 사람은 타인의 말을 잘 들어주기에 타인을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사람이다. 들어준다는 것은 그 사람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는 사람이다. 듣는다는 것은 타인의 입장을 궁금해하며 관심을 갖고 질문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되는 시간이다. 질문은 호기심으로부터 출발하게 되니까.
진짜 매력 있는 사람은 자신의 강점을 잘 알고 드러낼 줄 알면서 동시에 타인의 말을 잘 들어주고 이해하며 배려해 주는 사람. 그 균형이 잘 잡혀 있는 사람이다. 그동안 나의 부족한 점이 무엇인지 명확하게 깨달았기에 타인에게 귀를 열어 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어 귀를 기울이는 중이다. 이러한 마음이 점점 커져가는 것은 어쩌면 진짜 어른이 되고 싶은 자연스러운 욕망일 수 도 있겠다.
카이스트 김대수 교수님의 말에 의하면 뇌 과학적으로 볼 때 인간의 뇌는 이기적이기 때문에 나보다 남을 더 사랑하고 희생하는 것을 할 수 없는 동물이라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누군가를 열렬히 사랑하고 희생하는 뇌를 연구했더니 자기의 개념을 확장시키고 있었다고 한다.
<나> 자신을 확장시키는 일이 결국 나 자신을 사랑하는 것을 넘어 타인을 진정 사랑하는 일이구나 싶다. 결국 말을 줄이고 타인의 말을 들어주는 연습은 나 자신을 확장시키는 일이구나. 지금의 나로 만족하지 않고 계속적으로 확장시키고 싶은 욕구가 있는 것이다. 오래도록 애쓰는 과정이 필요하겠지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