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스러운 흐름과 타이밍
브런치에서 글을 쓰는 사람은 두 분류로 나뉘는 것 같다. 글에 진심이기보다 자신 브랜딩의 도구로 사용하기 위해 글을 쓰는 사람. 또는 글 쓰는데 진심이고 글을 읽어 주는 사람들과 소통하고 싶은 사람. 나는 전자는 아닌 것 같다. 그렇다고 아직 후자도 아닌. 후자의 방향성을 추구하고 있는 사람이랄까.
며칠 전 글을 쓰는 작가의 열정이 고스란히 느껴지며 그 내용도 굉장히 풍성하고 힘이 있는 글을 만나게 된다. 이 분 뭐 하는 사람이지? 원래 글이 와닿으면 그 사람에 대해 궁금해지는 것은 당연지사. 책도 여러 권 낸 출간작가이기에 운영하시는 카페를 가입하려고 신청서를 남겼더니 연락이 왔다. 그리고 오늘 몇 시간 후 줌으로 화상 미팅을 하게 된다. 갑작스레 잡힌 일정이라 어리둥절할 틈도 없이 새벽에 글을 쓰고 글쓰기를 꾸준히 해오며 코칭을 배우고 싶다는 3가지 공통점이 있다는 이유로 선뜻 줌으로 만나 이야기 하고 싶다고 하셔서 감사하다.
나의 경우는 나보다 앞서 나간 선배들의 이야기를 생생하게 듣는 것이 가장 큰 배움이자 경험이기에 우연히 오게 된 기회에 신기하면서 감사하다. 새삼 온라인의 힘이 인간관계를 오프라인까지 확장시키는 매개체로 사용된다는 것도 놀랍다. 책과 강연이라는 출판 에이전시를 알게 된 것도 그 회사를 운영하는 이정훈 대표의 책 <쓰려고 읽습니다>를 읽고 이 분 뭐 하는 사람이지? 궁금해서 찾아보다가 알게 되었고 돌아오는 주말 드디어 그곳에 가게 된다. 100일 100장 합평회가 있는 날이기 때문에.
이렇듯 온라인으로 만난 인연이 오프라인으로 확장되는 경험이 하나둘씩 생겨나는 타이밍 인가보다. 어쩌면 내가 관심 있는 분야의 대 선배들을 보고 그 길을 따라 걷고 싶기에 그분들을 만나게 되는 일이 시작되는 것이기도. 요즘 행보는 내가 애쓰기라기보다 자연스러운 흐름 같아서 문득문득 놀랍다. 내가 한 일은 그저 매일 아침 글을 쓰는 것이고 나를 돌아보며 눈물을 흘리는 일뿐이었다. 부단히 읽으려 애썼고 부지런히 기록하려 애썼다. 그것뿐이다.
만다라 차트 모임을 주관하는 것을 준비하면서 모인 사람들과 2024년 계획을 함께 나누려 한다. 의지가 담겨 있는 계획 전에 나 스스로 의미를 발견하는 일을 먼저 해야 한다는 말을 꼭 전해 줄 것이다. 그리고 함께 있는 시간에 각자 생각할 시간을 충분히 주고 싶다. 스스로도 의미를 발견하며 시작하는 일에 대해 인격, 경제, 학습, 비즈니스, 가정, 사회, 건강, 유희 등 삶의 여러 분야가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자연스럽게 목표를 적어 내려갈 수 있다는 것을 알아차리는 그 찰나. 그 신비로운 힘을 몇 시간 고민한다고 모두가 알 수는 없겠지만. 단 몇 시간이라도 훈련하는 시간이 주어질 때 생각이 바뀌고 스스로의 삶을 되돌아보는 계기가 될 수도 있으니까.
오늘도 시간의 흐름에 나를 맡긴다. 그만큼 시간은 나를 구속하지 않고 조급하게 만들지도 않으며 시간을 억지로 거스르지도 않는다. 시간을 충분히 활용하지만 흘러가는 시간에 집착하지 않는다. 오늘 하루의 흐름을 기쁘게 타올라 그 흐름을 알아차리는 감각도 덤으로 받으면 더할 나위 없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