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어는 알을 낳을 때면 자신이 태어난 강을 찾아간다. 자신이 태어난 강으로 돌아오는 습성을 ‘모천회귀'라 한다. 연어는 자신이 태어난 강 하구로 오면 어릴 적 자신이 태어난 강의 물 냄새를 기억해 낸다고 한다. 상류로 갈수록 강물은 깊어지고 바닥에는 자갈이 많아진다. 드디어 연어는 자신이 태어난 곳에 다다른다. 그곳에서 연어는 지친 몸으로 온 힘을 다해 산란하고 서서히 죽어 간다. 연어의 회기 과정과 그들의 산란하는 모습, 그들의 죽어가는 모습을 살펴볼 수 있다.
창조의 질서, 그 본연으로 돌아가는 일은 연어의 처절한 몸부침처럼 생명을 내어야 하는 고통일 수밖에 없다. 나의 본성대로 살아가는 것은 참 편한 일이지 않나? 내 마음이 끌리는 대로 눕고 싶으면 눕고, 하기 싫으면 하지 않고. 먹고 싶으면 먹고 자고 싶으면 자고. 자신이 원하는 것만 하고 싶은 마음. 나 중심적으로 살면 얼마나 편한가! 동물과 다를 바가 없어서 그렇지.
본성을 거스르는 것은 하나님이 만드신 원래의 목적, 인간이 가장 인간답게 사는 진짜 아름다움을 발견해 가는 일이 아닐까? 본래 태어난 곳으로 가지 않으면 안 되는 연어처럼, 또 다른 생명의 탄생을 위해서 마지막 의무를 다하는 연어, 그것이 가장 연어답게 살아가는 아름다움 아닐까? 그곳에 죽음이 기다린다 해도 매우 멍청하게, 묵묵하게 그곳을 향해 가니 말이다.
연어가 물살을 거슬러 올라가기 위해 몸부림치듯 나 또한 본성을 벗어나는 강력한 힘이 필요함을 느낀다. 나 자신이 도저히 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아가는 일, 나의 힘으로는 할 수 없음을 고백하는 일, 나 자신이 겸손해지는 일. 그것이 내가 연어의 '모천회귀' 본능으로 살아가는 지혜가 아닐까?
Dana Choi, 최다은의 브런치북을 연재합니다.
월 [나도 궁금해 진짜 진짜 이야기]
화. 토 [일상 속 사유 그 반짝임]
수 [WEAR, 새로운 나를 입다]
목 [엄마도 노력할게!]
금 [읽고 쓰는 것은 나의 기쁨]
일 [사랑하는 나의 가정]
Copyright 2024. 최다은 All writing and pictures cannot be copied without permiss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