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는 음식을 먹었다는 단순하고 피상적인 이력은 힘이 없다.
말이 빠르고 표현을 많이 한다. 의견을 주장하는 편이고 순간적인 판단이 즉각적이다. 최대 맹점은 기다려 주는 일에 매우 서툴다는 것. 서두르다가 일을 그르치고 먼저 채우려다가 오히려 필요 이상으로 넘친다.
보암직도 하고 먹음직도 하다고 급하게 먹으면 음식의 고유한 맛도 느끼지 못할뿐더러 체하기 쉽다. 맛을 모르면 어때? 맛있다는 포괄적인 단어 하나 경험하면 된 거지, 체하면 어때? 소화제 한 알 먹으면 되는 거지.
단순하고 피상적인 삶에서 배울 수 있는 것은 맛있는 음식을 먹었다는 한 줄의 이력이다.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다. 나만의 고유한 의미를 찾지 못하면 살아가는 동안 삶의 주인은 세상이거나 타인이거나.
인공지능 Chat GPT로 떠들썩할 때 서점에서 관련 책들이 쏟아져 나온 것을 목격할 수 있었다. 모두 약속이나 한 듯 표지는 'Chat GPT'가 가장 눈에 띄게 두드러진 모습이다. Chat GPT 영어 관련 책을 훑어보다 Chat GPT기능으로 만들어진 사이트에서 영어회화를 활용해 보기도 했다. 마치 원어민이랑 대화하듯 연습할 수 있는 편리한 세상이다. 세상의 많은 지식을 간단하게 물어보면 알 수 있는 시대이다. 인류 역사상 가장 빠르고 가장 편리한 시대를 살고 있는 요즘이다.
우리가 숨 쉬고 있는 이유가 무엇인지 자신만의 소리로, 자신의 이야기로 고민해 봐야 한다. 어느 대학을 나왔다. 어떤 공부를 했다. 무슨 지식을 알고 있다.라는 단순한 이력은 큰 의미가 없는 시대가 오고 있다고 생각한다. 맛있는 음식을 나만의 언어로 담을 수 있다면 어떻게 할 수 있을까? 놀이동산 바이킹을 타고 가장 높이 올라갔을 때 그 순간의 스릴과 짜릿함이 느껴지는 맛. 나만이 표현할 수 있는 철학으로 나만의 스토리를 만들어 가는 것이 앞으로 살아갈 세상에서 편리함을 충분히 활용하며 살아가는 방법이 아닐까?
나를 잃기 쉬운 시대이다. 눈에 보이는 것만 만족스럽고 보이는 것이 중요한 환경이다. 대다수가 그러한 길을 가는 것을 편하게 생각한다. 많은 사람들이 추구하는 길은 언제나 옳다고 말할 수 있는 길이 아니다. 자신에게 맞는 길은 스스로의 이야기를 적어 나갈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자신의 언어가 무엇인지 자신의 이야기를 어떻게 써 나가야 할지 막막하다면 아직 알지 못하는 것이다. 이 글을 쓰고 있는 나 자신도 이제야 손톱만큼 발견하는 중이다.
맛있는 음식을 먹었다는 단순하고 피상적인 이력은 힘이 없다. 어떤 맛으로 표현해 내는지 나만의 고유한 언어가 필요하다. 빠르고 순간적인 판단이 필요할 때가 있지만, 대부분은 천천히 음식을 음미해 갈 때 진짜 깊은 맛을 느낄 수 있다. 본래의 삶의 의미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평균수명도 늘어가는 시점에 늦지 않았다. 오늘이 나와 당신 인생의 가장 젊은 때이니까. 천천히 호흡하며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면 좋겠다.
맛을 모르겠으면 다시 한번 천천히 음미해 보기를 바란다. 그래도 모르겠으면 스스로 알아가는 방법을 터득해 보길 바란다. 빨대를 이용해서 느껴보던지 빵에 찍어 먹어보든지. 다른 사람은 맞지 않아도 자신만의 방법이 그 맛을 충분히 느끼게 하는 유일한 길이 될 수 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