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없이 영민하게 늙어가기

아름다워지면 다시 보고 싶어 진다.

by Dana Choi 최다은

친정엄마가 말씀하신다. "요즘 뭐 하느라고 바쁘니 주부가. 남편 잘 챙겨야지." 그 말에 동의가 되지 않는다. 세상의 기준으로는 주부이고 한 남자의 아내이며 사랑스러운 아이의 엄마이다. 딱히 직업이라고 명명할 수 있는 것이 없다. 하지만 과연 나는 세상의 기준으로만 정의되는 사람일까?


자신을 정의하는 건 바로 나이다. 세상의 기준에서 말하는 직업이 아니라 그 순간이 진심이라면 돈을 벌고 있지 않은 상태라도 직업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사유를 나누고 싶어 글을 써 내려갈 때 작가가 된다. 나만의 고유한 시선을 담아 풍경이나 사람을 찍을 때 희열을 느낀다. 그때만큼은 포토그래퍼이다. 어떤 이를 위로하며 함께 눈물을 흘릴 때는 카운슬러이다. 하물며 가족을 위해 정성을 다한 음식을 만들어 주는 요리사로서 매일 열심히 일하고 있지 않은가?


편견은 내가 다른 사람을 사랑하지 못하게 하고 오만은 다른 사람이 나를 사랑할 수 없게 한다.

-제인오스틴의 오만과 편견-


살아가며 무수히 많은 편견이 무엇을 사랑하는데 걸림돌이 되었는지 되돌아보기로 하자. 이 나이에 무슨~이라는 생각에 사로 잡혀 있을 때 과연 사랑하는 일을 찾을 수 있을까? 아이를 키우는 엄마가 아이나 잘 키울 것이지 라는 고정관념에 갇혀 있다면 어떤 일을 도전해 볼 수 있을까?


한스로슬링 <팩트풀니스>이란 책에서 보면 사람은 침팬지보다 세상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다는 주장을 한다. 인간이 '느낌'을 '사실'로 인식하는 비합리적인 본능 10가지에 대하여 밝힌다. 우리의 부정적인 시각과는 달리 세상은 나날이 진보하고 있음을 정확한 데이터와 통계로 증명한 책이다.


이처럼 현재 가진 느낌이 사실인 마냥 해보지 않은 것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과 오해로 살아가고 있다고 해도 무방하다. 막상 시작해 보면 별거 아니라는 것을 반복적으로 경험해 볼수록 흔한 편견과 오해에 대해 자유로워질 수 있다.


경험하는 만큼 보이는 법이다. 몸으로 체득한 것이 쌓여 갈수록 자신이 좋아하는 것이 뾰족해지고 아름다워지는 경험 말이다. 세상에 대한 편견과 오해에서 멀어질수록, 사람들이 흔히 말하는 고정관념에서 자유할수록 더 많이 감격하고 더 깊이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다.


하늘을 찍는 것을 매우 좋아한다. 새벽운동을 하며 하늘이 예뻐서 사진을 찍기 시작했던 것 같다. 수십 번 바라보아도 한 순간도 같은 모습이 아닌 하늘이 새롭다. 매력적이고 오묘한 아름다움을 바라볼 때 기쁘고 설렌다. 아름다워지면 다시 보고 싶은 법이다. 아름다운 하늘을 자주 올려다보는 것이 자연스러운 일이 되는 것처럼.


다시 보고 싶어지는 글을 쓰고 싶다. 다시 돌아보게 되는 사진을 찍고 싶다. 물론 다시 찾게 되는 사람이 되고 싶다. "하늘이 아름답게 보인다는 것은 내 마음이 아름답다는 거야."라는 남편의 말처럼 마음이 아름다운 사람이 되고 싶다. ^^



해 질 녘 북한강변 정자의 무드. 아름답다는 말 밖에!
하늘과 구름과 강변에 비친 햇살. 어떠한 그림보다 예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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