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에게 소중한 사람이 되어 가는 일

늘 함께 있기에 당연히 여기지 않기를

by Dana Choi 최다은

눈을 비비고 일어났더니 여태껏 남편이 컴퓨터 앞에서 씨름하다가 막 자려고 하는 것이다. "지금 자는 거야?" 아내는 새벽 기상으로 저녁 10시 전후로 잠을 청하고 남편은 스타트업에서 소위 몸을 갈아 넣는 개발자로 늘 새벽까지 일하고 잠드는 패턴이다. 딸이 얼마 전 구구단으로 속상한 것을 마음 아파하며 회사 일과도 연계된 교육용 간단한 앱을 만들었다고 한다. 딸이 좋아하는 '별의 커비' 캐릭터를 활용해서 구구단을 쉽고 즐겁게 접근하는 원리이다. 오늘 딸이 직접 그린 '별의 커비' 이미지를 넣어서 완성한다며 뿌듯해한다.


전형적인 딸 바보이다. 세상에 단 하나뿐인 '별의 커비' 구구단 앱을 선물 받은 딸아이는 얼마나 기쁠까. 아빠 같은 사람이 아빠라서 좋겠다. 다음 달이면 결혼 10주년인데 다른 남자와 살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든다. 식단도 철저히 조절하고 하루도 빠짐없이 땀을 흠뻑 내며 운동을 한다. 십 년 동안 건강관리를 하지 않아서 걱정과 불만이었는데 이게 꿈인가 싶어 가끔은 볼을 꼬집어 보기도 한다. 현실이구나. 하나님 감사합니다!


이번 주 남편이 4개월간의 장기 출장을 먼 미국으로 가게 될지 말지 최종 결정이 난다. 그의 말에 의하면 확률은 99%. 그러니까 거의 간다고 보면 된다. 10년 동안 살면서 오래 떨어져 본 적은 없었다. 치열하게 징글징글 싸웠지만 꼭 붙어 있으면서 갈등했기에 떨어져 있는 시간 동안 그의 빈자리가 클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워낙 도전하고 새로운 경험에 흥분하는 사람이라 이번 프로젝트도 기대하고 있는 것을 안다. 그에게 꼭 필요한 시간이라면 길이 열릴 것이라 생각한다.


짧고도 긴 4개월이라는 시간을 딸과 함께 어떻게 건강하게 승화시키며 보낼 수 있을까 고민해 봐야 할 시점이다. 가족 모두 함께 한 잔잔한 일상이 얼마나 귀한 것인지 깨닫게 되는 시간이 되기를. 딸아이가 아빠와 게임하며 놀 수 있는 주말을 손꼽아 기다렸는데 그 허전함을 엄마가 어떻게 채워 줄 수 있을지 지혜를 구해야겠다.


꾸며진 내가 마음껏 해체될 수 있게 만든 유일한 사람. 밖에서는 의젓한 언니, 누나, 친구가 되었다가도 남편 앞에서는 배를 보이고 드러누워 버리는 강아지처럼 철부지 날것을 그대로 드러내곤 했으니까. 도전이라는 아름다운 단어를 삶으로 보여 주었기에 아내인 나로 하여금 더 나은 삶을 꿈꾸게 만들었으니까. 그가 그리울 것 같다. 아주 많이.


미국 출장을 계기로 전자담배를 들고 가지 않을 결심이라고 하니 이곳에서 할 일은 힘든 결정을 성공적으로 이룰 수 있게 격려해 주는 일이다. 그곳에서 커리어 면이나 개인적으로도 새로운 도약의 기회를 만나길 진심을 다해 기도할게. 매일 아내의 글을 챙겨 읽어주는 내 인생의 최고의 선물! 당신에게 나의 응원이 닿기를 바라면서. :)



새벽하늘 초승달이 예뻐서 찰칵. 늘 존재하는 것들이 당연하다 여길 때 감사는 없다. 곁에 있는 누군가에게 혹은 무엇에게 함께 있어줘서 고맙다고 표현해 주는 오늘이 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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