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이 아닌 질문을 찾는 시간

불안하면서도 사랑하고 불안하면서도 여전히 도전한다

by Dana Choi 최다은

불안 증세로 잠을 못 자는 어떤 이를 위해 기도하면서 마음이 많이 괴로워 눈물이 멈추지 않는다. 나 자신이 겪고 있는 증상은 아니지만 불면증의 고통이 그대로 전해지면서 힘이 든다. 우리는 왜 불안을 느끼는 것일까?


어릴 때 불안 강박 증세가 있었다. 과연 잘할 수 있을까. 초조해하며 걱정하는 마음이 유독 컸다. 내가 가진 수행불안은 실패에 대해 두려워하고 '나는 못해. 나는 할 수 없어. 나는 실패할 거야.' 스스로 좌절을 단정 짓고 위안을 삼으며 두려움을 회피하려고 했다.

외부 환경의 변화에 몸과 마음이 크게 반응하고 의연하게 바라보는 능력도 없었다. 아빠가 해외로 6개월 장기 출장을 가시고 가정환경의 큰 변화가 있을 무렵 엄마에게 말한다. "옷장에서 호랑이가 보여. 무서워.." 엄마는 그때 소아정신과 전문의를 찾아가셨다.


타고나길 굉장히 예민한 기질을 가진 아이였다. 초등학교 저학년까지 학교에서 말 한마디를 하지 않아 당연히 친구는 없었고 늘 혼자였다. 세상에 태어나 엄마와 분리된 이후부터 모든 자극이 나에게는 불안이라는 이름으로 다가왔던 것 같다. 어릴 적 이야기를 하면 거짓말 같다며 모두 믿지 않는다. 아마도 어릴 때와 완벽하게 반대가 되었기 때문이리라. 아니, 타인에게는 그때와 반대의 사람처럼 느껴지기에 믿어지지 않는 것이리라.


어떻게 변신했지 나는? 갑자기 궁금해진다. 물론 시작은 부모님의 적극적인 관심과 사랑이었다. 극도로 소심한 아이에게 용기를 주기 위해 초등학교 4학년 학급 임원 선거를 나가보라 부모님이 제안하셨고 후보자 연설문도 아빠가 손수 써 주셨다. 아직도 기억난다. "여러분 역지사지란 말을 들어 보셨나요?"라고 시작된 문장에서 아이들의 마음이 움직인 모양이다. 말 한마디 하지 못했던 내가 부회장이 된다.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고 책임감이 강한 성격 탓인지 그 자리의 적합한 사람이 되기 위해 아이들 앞에서 말도 하게 되고 점점 자신감이란 단어가 어울리는 아이로 자라게 된다.


20대에도 여전히 불안하기 때문에 통제하려 하고 철저히 계획이라는 틀 안에서 움직이는 청춘이었다. 사실 청춘에게 세차게 미안하다. 그 귀한 시간을 누리지 못했다. 헤어짐에 대한 불안으로 이성 교제도 자유롭지 못했다. 마음을 전부 주었는데 이별하면 어떻게 해. 자신이 없었다. 적당히 좋아하고 상대의 마음이 불안해지면 끝을 내야겠다. 가슴 시려오는 기억나는 사랑도 남기지 못했다.


도전이라는 단어는 무모하고 쓸데없어 보였고 통제된 세상이 제일 안전해 보였으니까. 도전적인 사람이 세상에서 제일 멋있다는 역설적이게 파고드는 진심. 그 속마음이 남편을 만나 들키지 전까지 통제의 지배는 유력했다. 통제를 지나치게 못 견디는 사람과 함께 살며 어느새 그를 닮아가는 것을 느낀다. 남편은 항상 반복적으로 말해 줬다. 그냥 해바! 아무 생각하지 말고 그냥 해. 배우자가 아무리 말해도 스스로 느끼지 못하면 실행하기는 어렵다.


실패가 두려워 도전을 하지 못한 결핍은 오랜 시간 나를 괴롭혔다. 그 두려움을 완전히 직면하는 것은 작년 말부터였으니까. 그 이후부터는 부족함에 어떠한 부끄러움이 없다. 시작하는 일이 어설프고 잘하지 못하는 것은 당연한 거 아냐? 처음부터 완벽한 사람이 어디 있어? 하고 싶으면 해 보자. 직접 해보면서 스스로 터득한 배움은 결코 도망가지 않는다. 그것이 쌓여가는 시간 동안 단단해져 가는 자신을 발견해 갈 테니까.


불안을 치료하는 방법은 불안을 피하지 않고 불확실한 가능성을 수용하는 방법밖에는 없습니다.

-황선미 <나도 내 감정과 친해지고 싶다> 중에서-


불안하면서도 사랑하고 불안하면서도 여전히 도전한다. 불안하면서도 배우고 불안하면서 일한다. 지금 불안하다고 해도 괜찮다. 정말 괜찮은 것이다.



딸이 어릴 적 나를 꼭 닮았다. 학교에 늦을까 봐 반복적으로 시간을 체크하고 소풍 준비물을 빼먹을까 봐 계속 되뇐다. 엄마는 계속 괜찮다 괜찮다 얘기해 주는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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