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_-) 타임 킬링이 아닌 타임 웨이스팅 영화 3선
※영화 시청에 엄청난 시간을 쓰는 사람 치고는, 보고 싶은 영화는 제쳐두고 막상 영화 선정을 막 하기 때문에, 다 보고 난 후 시간 낭비했다고 느껴진 작품들도 꽤 있었던 게 사실이다.
제발 웬만하면 피하라고 권해주고 싶은 영화들을 정리해 봤다. 단순 취향에 안 맞거나, 부족하다 싶었던 영화가 아니라, 봐서 인생에 득 될 거 하나 없고, 오히려 보지 않는 게 인생이 더 행복한 길이라고 말해주고 싶은 영화들임
*절대적으로 개인적인 기준임(감독님들 미안해요)
1위. A Serbian Film/세르비안 필름
(2010, 세르비아)
- Srdjan Spasojevic 감독, Srdjan 'Zika' Todorovic 주연
#고어 #스너프필름 #보지마
고어 영화 팬이 아니지만 어쩌다 보게 된 영화. 이 영화를 봄으로써 내 인생은 더 불행해졌다. 고어 마니아들 사이에서는 심지어 고어하지 않은 편에 속하는 영화라는데, 세상에 이런 영화들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아는 것 자체가 고통이다. 사실 '스너프 필름'이라는 소재 자체는 뻔하기도 하고, 뻔한 만큼 어떤 내용으로 전개될지 이미 다 예상이 가능했던 부분이라 줄거리 자체가 충격적인 건 없었지만, 어두컴컴한 분위기와 비주얼적 충격이 너무 끔찍했다. "영화는 영화로만 보자"를 적용해야 할 때인 것 같긴 하지만, 출연하기로 한 배우나, 촬영하기로 한 감독이나, 소비하는 사람이나, 수상쩍은 눈빛으로 바라볼 수밖에 없게 하는 영화다. 물론 영화가 스너프 필름을 옹호하는 뉘앙스는 아니지만, 내가 살고 있는 세상이 역겨워지게 느껴지게 하는 영화다.
리뷰를 보다 보니, 감독 및 비평가들이 영화에다 온갖 '비유'니, '예술적 표현'이니, '사회 비판'이니 하는데, 그것도 적당하게, 정신건강을 지키는 선에서 해야 하는 거다. 영화가 금지되면 다 이유가 있는 거다(아님* 하지만, 영화가 최소 46개국에서 상영 금지되었다면 이유가 있는 거다. 찾아보는 쓸데없는 짓 하지 말자 제발) 보지 마세요. 제발.
Homunculus/호문쿨루스
(2021, 일본)
- 시미즈 다카시 감독, 아야노 고 주연
#오컬트 #진짜 별로임 #개연성 제로
옴니버스식 구성이나, 사람들의 트라우마나 불안감을 호문쿨루스라는 형태로 볼 수 있게 된다는 영화 컨셉은 좋았다. 그러나… 그냥 노빠꾸 없이 개연성 없는 전개, 전혀 공감되지 않는 '트라우마'와 스토리 등 총체적 난국이었다. 예를 들면 어렸을 적 친구의 손가락을 실수로 다치게 한 트라우마로 인해 야쿠자가 되어 사람들의(무려 77명) 손가락을 자르고 다닌다(?)느니 하는 식이다.
호문쿨루스 어쩌고 해서 “강철의 연금술사” 같은 걸 기대하면서 들어간 내가 미워지는 영화였다. 개연성 없고 역겨워지기만 하는 섹스 장면도 많으니, 제발 보지 마시고 즐겁고 유쾌한 하루를 보내세요.
3위. 니노쿠니
(2019, 일본)
- Yoshiyuki Momose 감독
#애니메이션 #이세계 #지브리감성은 개뿔
지브리가 작화를 맡았다고 해서 설레는 마음으로 봤는데, 그림체만 지브리지 내용, 테마, 연출 등이 일반 양산형 이세계물 애니와 다를게 하나 없는 애니였다. 뻔한 트럭에 치여 이세계로 이동하는 전개, 여자 캐릭터들에 대한 희롱, 설명충, 짱짱 쎈 먼치킨 주인공... 그나마 두 세계 간 목숨이 연결되어 있다는 설정은 좀 신선했지만, 후반부로 갈수록 지브리 특유의 그림체도 옅어지고 여러모로 실망스러운 작품이었다.
알고 보니 게임을 홍보하기 위한 애니메이션인 듯해, 크게 기대한 내 잘못도 있고 위에 언급한 두 영화만큼 극혐은 아니다. 다만 지브리가 작화를 맡았다고 해서 내용이나 비주얼에서 지브리 감성을 기대하지는 말라고 권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