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우리는 살아간다. 살자.
이 책은 답을 찾는 이야기가 아니다. 나는 아직도 불안을 완전히 설명하지 못하고, 공황의 이유를 정확히 말하지 못한다. 그래서 이건 ‘완치의 기록’이 아니라 ‘공존의 기록’에 가깝다. 병을 없애는 대신, 함께 사는 법을 배우는 시간. 오늘을 무사히 살아낸 사람의 이야기다.
돌이켜보면, 이 시간은 내게 필요했던 시간이었다고 인정하게 된다. 보내주기까지 오래 걸렸지만, 결국 나는 이 시간을 ‘나를 돌보는 시간’으로 받아들이기로 했다. 모든 걸 컨트롤해야만 평화로울 수 있다고 믿을수록 불안은 커졌다. 상황을 조절하지 않아도, 계획대로 흘러가지 않아도, 세상은 의외로 계속 굴러간다는 걸 이제는 안다.
나는 여전히 흔들리고, 여전히 겁이 난다. 하지만 그럼에도 살아간다. 완벽하지 않아도, 답을 찾지 못해도, 안전하게 버티는 쪽을 선택하면서. 오늘을 살아냈다면, 그걸로 충분하다고 말해주면서. 바보처럼 좋게 생각하는 태도 하나쯤은, 이 인생에서 꽤 쓸모가 있다.
그래서 오늘도 나는 이렇게 말한다.
그래도 우리는 살아간다.
그것만으로도, 이미 잘하고 있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