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 아는 하늘이 발끝에 닿곤 했다.

by 김단아

반지하에서
나는 하루를 씻어낸다.


거울 속 얼굴이
아직 밤을 다 털지 못한 채
젖은 물기를 안고 있다.


누군가는

문을 나서면

엘리베이터를 탔겠지만,


나는

문을 나서면

계단이 먼저였다.


올라가야 했다.


한 칸,
또 한 칸—
세상은 향한

작은 오르막을 오른다.


빛은 아직 멀고,
숨이 차다.

오늘을 향해

기어오른다.


젖은 신발끈처럼

한 칸씩

숨이 붙잡히는 아침.


나는

조금씩 오르고 나서야

하루를 시작할 수 있었다.


그렇게

오르다보면

가끔

나만 아는 하늘이

발끝에 닿곤 했다.

이전 24화고시텔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