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지하에서
나는 하루를 씻어낸다.
거울 속 얼굴이
아직 밤을 다 털지 못한 채
젖은 물기를 안고 있다.
누군가는
문을 나서면
엘리베이터를 탔겠지만,
나는
문을 나서면
계단이 먼저였다.
늘
올라가야 했다.
한 칸,
또 한 칸—
세상은 향한
작은 오르막을 오른다.
빛은 아직 멀고,
숨이 차다.
오늘을 향해
기어오른다.
젖은 신발끈처럼
한 칸씩
숨이 붙잡히는 아침.
나는
늘
조금씩 오르고 나서야
하루를 시작할 수 있었다.
그렇게
오르다보면
가끔
나만 아는 하늘이
발끝에 닿곤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