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무명들에게

까짓 투고

by 던다


올 상반기에 브런치에 쓴 어린 시절의 일기에 관한 글을 하나의 파일로 묶었다. 이것이 그 말로만 듣던 초고완성인가 하면서 살짝 투고에 욕심내 보았다. 슬금슬금 투고를 하려면 뭘 해야 되지 찾아보니 출간기획서라는 걸 적어야 한 데서 그것도 양식을 찾아 적었다. ChatGPT과 몇몇 사람의 도움으로 엉금엉금 전진했다. 순수하게 내가 좋아서 글을 쓰고, 내가 스스로 이런 일들을 하는 게 좀 신기하기도 하고 재밌기도 했다.


처음에는 일일이 출판사 분위기와 최근 출간서도 다 알아보면서 출판사 이메일을 수집하느라 시간이 꽤 걸렸다. 온라인 서점 에세이 부분에 베스트셀러 100권의 출판사도 하나씩 찾아봤다. 이 작업을 하는데 많은 품이 들었다. 뒤늦게 정리된 투고리스트를 공유받아 하루 20군데 정도 메일을 보냈다.

초짜의 경험인데도 간간이 받는 거절의 메일이 아주 조금 속상했다. 에잇 하면서 다음날 또 보내고 보냈다. 실제로는 열흘 남짓의 기간인데도 그 기간이 조바심이 났다. 그러면서 세상의 창작자들의 마음을 아주 아주 아주 조금 생각해 보게 되었다. 무명의 작가와, 배우와, 감독과, 화가와 기타 예술가. 사실 많이 알려지지 않은 식당도 그렇다. 뜨지 않은 소상공인, 자영업의 가게도 마찬가지다. 하루하루를 부지런히 세상을 향해 내 창작물과 제품을 내어놓지만 반응이 영 신통치 않다. 영향력 있는 누군가가 선택해 주면 그것이 물꼬가 되어 무대에 오르는 기회를 얻을 수 있는데 그게 쉽지 않다. 이름을 얻지 않았다고 해서 실력과 잠재력이 없는 것은 아닌데, 기회가 없으니 점점 더 위축되고 점점 더 궁핍해져 간다. 그럼에도 자가동력기처럼 스스로에게 용기와 위로와 의지를 불어넣어 준다.


그러기에 주변에서 애물단지가 되기도 하고, 또 주변의 도움이 필요한 사람이 되기도 한다. 자기 앞가림하며 살아야지 라는 대명제가 흔들리는 속에서 적당히 빌붙지만 자존심은 꼭 붙들어 잡고 산다.


하물며 나는 직장도 있고 투고를 소일거리정도로 일종의 체험처럼 하는 것인데도 여러 감정이 일렁이는데 이것이 주로 하는 일이라면 어떤 마음이 들지 아득해졌다. 잠깐의 시간에 원하는 일을 하기 위해 대부분의 시간을 원치 않는 아르바이트를 할지도 모른다. 그렇게 꽤나 오래 어쩌면 영영 보낼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그렇게 계속하는 이유는 가슴속에 내가 세상에 던지고 싶은 메시지가 있어서일지 모른다. 글로, 영상으로, 춤으로, 연기로, 그림으로, 개발한 제품으로, 음식으로, 건축물로 크던 작던 내 목소리로 내 메시지를 표현하고자 하는 것은 원초적인 갈망 아닐까.


나도 그런 마음으로 오늘도 까짓 50군데 더 보내보자. 아님 말구의 정신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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