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방암 진단 직후,
제일 먼저 해야 할 일

어느 병원에서, 누구에게 치료받을까

by 다나약사

암 진단을 받은 직후에는 누구나 놀라고, 무섭고,

앞으로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함을 느낀다.

이 시점에서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어느 병원에서, 누구에게 치료를 받을 것인지’를 결정하는 것이다.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앞으로의 치료의 방향과 질이 달라질 수 있는 매우 중요한 단계이다.




모두가 서울 대형병원을 원한다

보통 환자와 가족은 언론에 소개된 ‘명의’나 서울의 대형병원을 먼저 떠올린다.

내 암의 종류와 진행 정도와는 관계없이 수도권 대형병원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규모가 크고, 최신 장비가 갖춰져 있으며, 유명한 의사들이 많은 병원이

더 나은 치료를 제공할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다.

생명을 다루는 문제인 만큼, 조금이라도 더 잘하는 의사에게 치료받고 싶어 하는 마음은

모든 환자가 다 똑같다.


하지만 암은 치료 기간이 길고,

항암이나 방사선 치료는 대부분의 경우 외래 통원 치료로 진행된다.

따라서 병원까지의 거리, 진료 대기기간, 나와 잘 맞는 의사인지, 병원 시스템은 어떤지 등

여러 가지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병원을 선택하는 것이 훨씬 현명한 선택이다.



수도권 대형병원만 고집할 필요는 없다

서울의 대형병원은 많은 환자들이 찾는 만큼,

풍부한 임상 경험과 치료 노하우, 최신 장비, 전문 인력 등 여러 장점을 갖추고 있다.

특히 임상시험 참여 기회가 많고,

복잡한 상황에서 여러 진료과의 협진이 필요한 경우에 강점을 보인다.


하지만 환자 수가 많기 때문에 첫 진료까지의 대기 기간이 상대적으로 길다.

암 진행속도가 빨라 치료를 서둘러야 하는 경우, 이는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또한 치료를 시작한 뒤에도

병원에 방문할 때마다 긴 대기시간과 짧은 진료 시간을 감수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지방 거주자의 경우, 교통비와 숙박비 부담뿐 아니라 장거리 이동으로 인한 체력 소모도 크고,

가족과 떨어져 있게 되어 심리적 외로움까지 더해질 수 있다.



방사선 치료를 받게 되는 경우,

병기에 따라 1~2달간 주말을 제외한 평일에 매일 병원에 가야 한다.

수술과 항암치료로 이미 지친 환자에게

매일 먼 거리를 오가는 일은 생각보다 훨씬 큰 부담이 된다.


일부 병원에서는 수술과 항암치료는 본원에서 하고,

방사선 치료는 집 근처의 병원에서 받을 수 있도록 연계해 주는 경우도 있다.

이 부분은 진료 시 상담을 통해 미리 확인해 보는 것이 좋겠다.

또는 방사선 치료 기간 동안 본원 근처의 요양병원에 머물며

통원 치료를 받는 방법도 고려해 볼 수 있다.



지역 거점 병원도 충분히 신뢰할 수 있다

유방암은 여성 암 중 가장 흔하며, 치료법이 세계적으로 표준화되어 있어

어느 대학병원에서 치료받아도 큰 차이가 없다.

물론 의사에 따라 사용하는 약제나 치료 방침에 약간의 차이는 있을 수 있지만,

전체적인 틀은 동일하다.


지역 거점 대학병원 역시 우수한 의료진이 포진해 있으며,

많은 경우 서울의 유명 병원에서 수련받은 의사들이 진료한다.

따라서 가까운 병원에서 치료를 빠르게 시작하는 것도 훌륭한 선택이 될 수 있다.

서울의 대학병원 진료를 위해 두 달을 기다리는 동안, 빠른 데서 치료를 시작 한 환자는 이미 수술까지 마쳤을 수 있다.



의사는 긴 여정을 함께할 동반자

의사를 선택할 때는 치료 경험과 숙련도는 물론,

환자의 마음을 잘 이해하고, 환자의 질문에 성의껏 답해주는 태도도 중요하게 고려해야 한다.

실제로 환자들의 불만 중 상당수가

‘의사가 너무 무뚝뚝하다’,

‘궁금한 게 많은데 질문을 싫어한다’,

‘충분한 설명을 듣지 못했다’는 데서 비롯된다.


암환자와 의사는 진단으로부터 치료 종료까지 자주 만나 소통하게 되며,

치료가 종료된 이후에도 최소 5년간 규칙적으로,

이후 장기 추적까지도 관계가 이어진다.

따라서 의사는 암 치료의 긴 여정을 함께하는 동반자이자 조력자이므로

실력만큼이나, 환자가 믿을 수 있고 편안하게 느낄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

물론 현실에서 모든 것을 충족하는 의사를 만나기는 쉽지 않겠지만

좋은 의사들도 분명히 존재한다.


그리고 고민 끝에 의사를 선택했다면,

치료가 진행되는 동안 그 전문성을 믿고 따르는 자세도 필요하다.



마음이 편한 병원이 정답이다

정리를 하자면

"본인이 치료받았을 때 가장 마음 편할 곳"에서 치료를 받았으면 한다.


만약

“나는 서울 병원이 아니면 너무 불안하다”라고 느낀다면, 그렇게 선택해도 괜찮다.


반대로,

“나는 가까운 병원에서 빨리 시작하고 싶다”라고 생각한다면 그 또한 좋은 선택이다.

어차피 치료 결과에 큰 지장은 없다.


만약 어떤 병원에서 수술받고 싶었는데 대기가 너무 길어 다른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고 하더라도, 좌절하거나 우울해하거나 스트레스받을 필요가 전혀 없다.



그래도 어디로 가야 할지 모르겠다면?

암 진단을 받았다고 해서 대학병원에서 곧바로 진료를 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예약을 잡기 위해 상담원과 통화하는 것조차 쉽지 않고, 첫 외래 진료까지는 최소 1주일에서 길게는 한 달 이상 대기해야 하는 경우도 많다.

진단을 받은 의원이 특정 대학병원의 협력병원인 경우에는 해당 의원에서 대학병원 진료 예약을 직접 연계해 주기도 한다. 이 경우에는 대기 기간이 다소 단축될 수 있지만, 어느 경우든 일정 기간은 기다릴 수밖에 없다.


그러니 어디로 가야 할지 갈피를 못 잡겠다면,

어차피 기다리는 기간 동안

웬만한 병원에 다 전화를 해서 일단 예약을 먼저 걸어두고,

카페, 인터넷검색, 지인 추천 등을 통해

병원과 의사에 대한 평이나 후기를 찾아보자.

그런 다음, 나에게 적합할 것 같은 곳을 추려

최종적으로 2~3곳에서 실제 진료를 받아보는 것도 괜찮은 방법이다.


의사마다 진단, 병기, 치료방법, 수술 방법 등에 대해 의견 차이가 있을 수 있으므로 다양한 소견을 들어보고 설명은 충분히 잘해주는지, 나와의 소통이 잘 되는지, 병원의 분위기가 마음에 드는지 등을 느껴보고 난 뒤 마음에 드는 병원을 선택해 치료받아도 된다.

'다른 병원의 소견이 궁금해서 다른 병원에도 한번 가보고 싶다'라고 말하면,

대부분의 교수들도 충분히 이해하고 존중해 준다.


다만, 여러 병원에 진료 예약을 해두었더라도

최종적으로 가지 않기로 한 병원이 있다면

예약 취소 전화도 꼭 해주길 바란다.

그 빈자리는 누군가에게는 절실한 기회일 수 있다.



대학병원 외래 예약을 할 때는

진단서나 소견서, 조직검사 결과지, 영상 CD복사물, 조직 블록 등 관련서류를 준비해야 한다.

필요한 서류는 병원마다 다를 수 있으므로

사전에 내원하고자 하는 병원에 문의해 정확히 확인하는 것이 좋다.



망설이는 사이에 암이 더 커지면 어쩌죠?

치료가 늦어지면 그 사이에 암이 더 커지는 건 아닐까 불안해하는 분들도 많다.

유방암은 진단 후 2개월 이내에 치료를 시작하면

암 재발이나 생존율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연구 결과도 있으니

너무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분명히 어느 한계 시간이 지나면 암이 진행되고 환자의 생존에 영향이 있겠지만,

2개월 정도의 시간 이내에 암이 급격히 진행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급할수록 돌아가라는 말처럼, 신중하게 선택하되, 너무 조급해하지 마라.



누구의 말도 정답이 될 수 없다.

당신에게 맞는 병원, 의사, 치료 방법이 있을 뿐이다.

정보는 참고하되, 선택은 스스로 내려야 한다.

중요한 건, '그 길을 선택한 당신의 마음이 놓이는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