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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단밤클라쓰 Jul 15. 2023

인간의 이기심 세 번째 기록

아몬드

오늘 내가 선택한 주제는 1. 밑줄 친 부분과 2. 죄책감이라는 단어였다.

내가 고민하는 주제들과 비슷한 내용들이 오늘 모임의 발제문에 나왔다.


아몬드라는 소설의 일부이다.

주인공 윤재는 어릴 적 묻지마 살인으로 엄마와 할머니를 잃은 소년이다. 범인이 엄마와 할머니를 살해하는 그 순간 아무도 나서서 범인을 막아주지 못했다.

그는 어느 날 자신을 밝은 얼굴로 반기는 지인의 뒤편에서 비치는 티브이 화면에서, 폭격을 당해 고통스러워하는 소년의 얼굴을 보고 이렇게 생각한다.


'멀면 먼 대로 할 수 있는 게 없다며 외면하고, 가까우면 가까운 대로 공포와 두려움이 너무 크다며 아무도 나서지 않았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느껴도 행동하지 않았고 공감한다면서 쉽게 잊었다.'


'내가 이해하는 한, 그건 진짜가 아니었다.'


윤재의 경험이 '그건 진짜가 아니라고' 생각할 수 있게 만드는 듯했다.


나는 지금도 카페에 와서 커피 한잔을 하면서 글을 쓰고 있다. 내가 커피를 마시며 글을 쓰는 이 시간과 같은 시간에 누군가는 고통스러운 굶주림에 시달리고 있을 것이다. 나는 그것에 대해 죄책감을 느끼고 싶지 않다.

단지 이 세상이 비극적이고 고통으로 가득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기억하고 싶다.

인간은 이기적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인정하고 싶다.


나는 우리가 세상이 '아름답고', 생명은 '소중하고' 인간은 '선하다'라고 말하는 것이 싫다.

세상은 결코 아름답지 않다. 아름다움에 취할 수 있고 고통을 모른 척할 수는 있다. 하지만 '같은 세상'에서 비극은 일어난다.


우리가 아름다운 말들에 취해 행복해하는 동안, 세상 속 고통과 고통받는 자들의 아픔은 잊히는 것만 같다. 그게 마음이 아프다. 내가 세상을 '냉정하게' 바라보고 싶은 이유이다.


당신이 사는 세상이 아름답고 행복한 곳이라고 생각한다면, 당신이 살고 있는 그 세상을, 지금 이 순간 당신이 그렇게 느끼고 있는 것뿐이다. 세상은 냉정하리만큼 이기적인 '인간들이' 살아가는 곳이라는 것을 기억하자.


고통 속에 잊히는 생명들의 고통을 위해서.


그리고 고통받는 이에게 공감한다고 마음 아프다고 말하지 말자.

돌아서서 쉽게 잊을 바에야, 차라리 그런 말은 하지 말자.

그런 생각은 당신 마음속에 혼자 담아 두거나 들리지 않게 말하자.


그건 진짜가 아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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