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일. 안

내 안에는 많은 내가 있다.

by 단비

내 안에는 많은 내가 있다.


회사에서는 예의 바르면서도 무심하게 행동한다. 필요한 말만 하고, 감정은 조심스럽게 감춘다.

모임에서는 조용하고 내성적인 편이다. 사람들의 이야기 속에서 눈치를 보며 말 대신 표정으로 반응한다.

그런데 가족들 앞에서는 활발하고, 어쩔 때는 놀랄 만큼 냉정하다.


이렇게 달라지는 내가 낯설어 가끔은 스스로에게 묻는다.

‘진짜 나는 누구일까?’


생각해 보면, 그 모든 모습이 다 내 모습이다. 상황이 달라지면 마음의 결도 달라지고, 관계가 달라지면 표현의 방향도 바뀐다. 그걸 가면이라 부르는 사람도 있지만, 나는 맥락이라 부르고 싶다.


이것도, 저것도, 모두 진짜 나의 모습이다.


조금 더 많은 곳으로 걸어가 보면, 낯선 장소, 낯선 사람, 낯선 일 속에서 내 안의 또 다른 나를 만날지도 모른다.


앞으로 또 어떤 내가 나타날까.

어쩌면, 조금 기대되는 일일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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