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일. 이름 2

이름이 씨가 된다.

by 단비

내 이름은 단비. 사람은 이름대로 큰다고 한다. 가뭄 끝에 내리는 고마운 단비. 누군가에게 필요할 때 알맞게 찾아오는 고마운 존재가 되라고, 엄마는 내 이름을 단비로 지었다.

단비야, 단비야.

수도 없이 불린 내 이름은 나를 그런 사람으로 만들었을까. 적어도 내가 그런 사람이고 싶게 만들기는 했다.


입에서 입을 타고 불리는 이름은 씨가 되는 말과도 같다. 아프다, 아프다. 말하면 진짜 아파진다. 좋다, 좋다. 말하면 정말로 좋아진다.

’교사가 될 거야.‘ ’글을 쓸 거야.‘ 여러 번 되뇌던 말들을 실현해 나가는 지금의 나처럼, 내 이름 ’단비‘는 조금씩 구체화되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래서 이제는 내 이름에 예쁜 이름을 더 불러야겠다. ’예쁜‘ 단비. ’착한‘ 단비. ’사랑스러운‘ 단비.

그리고 다른 사람의 이름에도 예쁜 이름을 붙여주고 싶다. ‘고마운‘ 당신. ’멋진‘ 당신. ’소중한‘ 당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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