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비의 하루
‘혼자 있어도 괜찮을까.’
늘 마음 한켠에 단비를 홀로 둔다는 죄책감이 있다. 내가 첫눈에 반해 데려온 이 아이는 나의 선택에 따라 하루가 달라진다. 단비의 하루는 온전히 내 책임이었다.
출근하고 나면 집에 혼자 남을 단비가 걱정돼 홈캠을 설치했다.
불과 두 달 전만 해도 하루의 모든 시간을 함께 보내던 우리였는데, 이렇게 오랜 시간 떨어져 지내는 게 불안했다.
내 긴 외출은 주말을 제외하곤 매일 반복됐다.
처음엔 생각보다 잘 지내는 듯했다.
거실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며 냄새를 맡고,
장난감을 물고 놀다가 배를 뒤집은 채 잠들기도 했다.
그 모습을 보고 잠시 마음이 놓였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움직임이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이 아이도 몰랐겠지.
혼자 있는 시간이 이렇게 길어질 줄은.
홈캠은 움직임을 감지하면 알림이 오는데,
그 횟수가 점점 줄어들었다.
강아지는 보통 하루에 14시간을 잔다는데,
집이 편해서 푹 자는 건지,
무기력해서 움직이지 않는 건지 구분이 되지 않았다.
이제 홈캠을 켜보는 일은 습관이자 일상이 됐다.
어느 날, 집 근처에 주차하고 무심코 홈캠을 켰다.
한참 동안 단비는 소파 가장자리에 서서
현관문만 바라보고 있었다.
'설마, 내가 올 줄 알고 기다리는 걸까?'
다음 날도, 그다음 날도,
저녁 6시 반이 넘으면 단비는 같은 자리에서
현관문을 향해 서 있었다.
시간이 멈춘 듯한 모습으로.
그 순간,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
처음엔 단순한 우연이라 생각했지만
이제는 안다.
단비는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는 걸.
그 오랜 시간 나만 기다렸을 단비의 하루를 떠올리니 가슴이 먹먹했다.
집에 도착하자마자 단비를 꼭 안았다.
단비는 언제나 그랬듯,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팔짝팔짝 뛰며 내 곁을 맴돌았다.
그 순간 깨달았다.
내가 단비의 전부이자 세상이라는 사실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