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아지를 키운다는 건
오랜만에 단비와 함께 본가에 갔다.
“포도 먹이면 안 돼. 잘못 먹으면 죽을 수도 있어.”
아빠에게 단단히 신신당부를 했다.
그런데 몇 분 뒤,
고새 그 말을 잊으셨는지 포도 껍질을 벗기고 단비 입에 넣으려 하셨다.
“아빠, 안 돼! 먹으면 죽어!”
나는 급히 그 손을 막아냈다.
아빠의 마음도 이해가 가는 게,
우리가 포도를 먹고 있으면 단비는 불쌍한 표정으로 뚫어지게 쳐다본다.
‘제발 한 입만 주세요.’
그 눈빛 앞에서 누가 쉽게 버틸 수 있을까.
하지만 강아지를 키우려면 생각보다 훨씬 단호해야 한다.
이 녀석의 아양과 애교에 절대 넘어가선 안 된다.
옳고 그름을 명확히 알려줘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더 많은 걸 요구하고, 더 크게 투정 부린다.
내 마음이 약해질수록,
단비는 더 아플 수도, 위험해질 수도,
혹은 세상에선 ‘버릇없는 강아지’로 보일 수도 있다.
부모님은 단비가 잘못해도 그저 예뻐하신다.
그 마음을 알기에 더욱,
단비가 주워 먹을 수 있으니 바닥을 깨끗이 치워달라고 요구할 수도,
사료 외엔 아무것도 주지 말라 당부하기도 어렵다.
더군다나 이 녀석이 투정 부려 아무 데나 볼일을 볼까 노심초사하게 된다.
그래서 단비를 너무 예뻐하시지만,
그만큼 오래 함께 있기는 어렵다.
“강아지 키우는 게 쉽지 않구나.”
아빠의 그 한마디에 모든 게 담겨 있었다.
나를 키울 때도 그러셨겠지.
나를 씻기고 먹이고 재우고.
어디 하나 다치지 않게 애쓰시던 그 마음으로.
나는 어렸을 때 맞벌이하는 부모님 사이에서
유독 아빠 손에 많이 컸다.
그래서일까, 단비를 대하는 내 마음도
그때의 아빠를 닮아 있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