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방적인 사랑
'타닥타닥'
타자를 치고 있는 노트북 위로 단비가 살포시 올라온다.
비키라고 '이놈'하며 내려놓길 여러 번.
단비는 포기하지 않고 장난감을 하나둘 내게 물어다 놓는다.
놀아달라고.
자기를 봐달라고.
나의 시선이 잠시 머물다 갈 뿐
손끝을 멈추진 못했다.
요새 단비와의 이야기를 책으로 엮느라
많은 시간을 쏟아붓고 있다.
내 평생 묵혀뒀던 꿈이었다.
내 책을 만드는 일.
하지만 단비에게 그런 건 전혀 중요하지 않다.
지금 당장 바라봐주고 놀아주는 게 더 중요하다.
나는 노트북을 가리키며 단비에게 이야기한다.
이 바보야, 다 너를 위한 거라고.
우리의 시간을 기록으로 남기려는 거라고.
그런 내 마음과는 달리,
단비는 타자 위를 뛰노는 게 더 재밌는 모양이다.
아마도 이건 내 욕심이다.
단비는 전혀 원하지 않는데
온전히 내가 해주고 싶은 거.
사랑은 종종 일방적이다.
내가 좋아하는 걸 건네면서
그걸 사랑이라고 부른다.
그러곤 말하지.
"다 너를 위한 거라고."
말로는 너를 위한다고 하지만
사실은 전부 나를 위한 것이었다.
내가 좋아하니까 당연히 상대방도 좋아할 거라 착각한다.
이 착각은 꽤나 위험하다.
말하지 않은 마음들이 쌓여서
생각보다 쉽게 관계를 망치기도 한다.
서로 이해받지 못한 서움함만 남기고 끝날 때도 있다.
나도 그런 인연을 여러 번 놓쳐봤다.
사실 진짜 사랑은 관찰에서 시작한다.
내 시선이 머무는 곳에서
상대가 좋아할 만한 것을 발견하고
좋아하는 모습을 상상하며
준비하고 건네는 설렘에서부터.
그때서야 비로소 사랑은 일방적이지 않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