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날의 빙수(1)

감정기복이 심한 임산부에게 빙수란,

by Dancing Pen


"여보~~~~ 빙수 먹으러 가자~응???"


"으으응~으으응~"


"여보~~~~!"


"으으응~으으으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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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은 대답이 아니다.

잠고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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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혼집은 회사와 멀었다.

출퇴근만으로도 충분히 지칠 거리였다.

당신은 착한 남편이다.

임신한 부인을 집에 혼자 두는 시간을 최대한 줄이고자

퇴근하자마자 집으로 쏜살같이 왔다.

친구를 만난다던가, 스트레스를 풀기 위한 개인의 휴식시간 같은 것은 없었다.


그런 당신이 유일하게 스트레스를 푸는 방법,

그건 바로 '잠'이었다.


알고 있었다.

이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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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달의 어느 주말,

나는 빙수가 먹고 싶었다.


지친 한 주 끝에 잠들어 있는 당신을 깨웠다.

당신은 일어날 듯, 일어날 듯,

일어나지 않았다.


임산부의 호르몬은 요동치기 시작했다.

나는 순간 모든 게 너무 서러워졌다.


눈물을 뚝뚝 흘리며

당신을 집에 두고 빙수를 먹기 위해 나갔다.


집에서 족히 20분은 걸여야 하는 거리였다.


여름날,

막달의 임산부에게는 쉽지 않은 거리였다.


하지만 나는 걸었다.

빙수가 먹고 싶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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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수가게서 빙수를 먹는데도 서러움은 사라지지 않았다.


아니 내가 집에서 나간 줄도 모르는 건가?

임신한 아내가 집을 나갔는데도 모르고 자는 건가?

나는 이렇게도 무신경한 당신이란 남자와 결혼을 한 건가?


그렇게 먹고 싶었던 빙수는 하나도 맛이 없었다.


핸드폰을 째려봤지만 아무런 연락이 없다.


빙수가 다 녹도록 ,

당신에게는 아무런 연락이 없다.



월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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