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가끔 설레게 하는 순간.

뻔한 질문에 대한 현명한 대답

by Dancing Pen



"여보?"


"응? 왜?"


"나 사랑해?"


뜬금없는 질문을 당신에 던진다.

고요한 주말 오후, 갑자기 던진 나의 질문에 당신은 대답을 하지 못한다.


"안사랑해? 사랑해?"


"사랑하지~"


"왜애? 왜 사랑해?"


"으응..?"


"모야! 대답을 못하는 걸 보니까 안 사랑하나 보네! 쳇!!!"


"아니... 근데 그럼 당신은 나를 왜 사랑하는데?"


"당신이 날 많이 사랑해 주니까! 근데 당신이 날 사랑하는 게 아니면 내가 당신을 사랑할 수가 없잖아!"



나는 억지를 부리며 당신의 대답을 기어코 듣자고 한다.

15년 차 부부가 나누기에 적당한 대화인지는 모르겠으나,

나는 가끔 당신에게 묻고 싶다.

왜 나를 사랑하느냐고,

당신의 눈이, 손이

나를 사랑한다고 말해주는 거 같지만

그래도 기어코 당신 입으로 듣고자 한다.


고약한 성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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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그날 저녁,

다림질을 하며

오후의 화제를 이어간다.


"말 안 해주면 나 안사랑한다고 생각한다아아아~~~"


"흠... 내가 말이야,

회사나 학교 후배들이 가끔 결혼에 대해서 물어오면 그런 말을 하거든.

지금의 사랑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겠지만, 앞으로의 사랑을 생각해 봐라.

현재 내가 많이 사랑하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함께 살아가는 시간 동안 더 많이, 계속 사랑할 수 있는 사람인지 생각해 봐라.

결혼은 그런 사람이랑 하는 게 맞는 거 같다.

지금 많이 사랑하는 사람보다 앞으로 많이 사랑할 수 있는 사람과.

그래서 당신이랑 했지."



핑.

눈물이 돈다.

다정한 사람이지만 표현은 서툰 당신이,

이렇게 가끔씩 내뱉는 말이 좋아서.


당신도 내게 그런 사람이다.

같이 살면 살아갈수록

내가 믿고, 사랑하게 되는 그런 사람.


그런 당신이 내 곁에 있어서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

내일, 더 사랑할게.

월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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