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날의 빙수(2)

남편과의 숨바꼭질

by Dancing Pen


"여기 있었던 거야? 왜 혼자 왔어?"


당신이다.

그토록 기다렸던 당신이다.


더운 여름날,

달려왔는지 걸어왔는지는 모르겠지만

그의 얼굴에는 땀이 맺혀있다.


화를 내야 할지

반가워해야 할지

결정을 내리지 못한 채

당신에게 묻는다.


"여기 있는 거 어떻게 찾았어?"


"카드 결제 내역 보고 알았지!"


"아..."


화가 나서 핸드폰만 들고 나왔던 내가,

핸드폰 케이스에 넣어놨던 카드가

(그때는 삼성페이, 애플페이 같은 게 없었으니 케이스에 비상용 카드를 하나쯤은 꼭 넣어서 다녔다)

당신의 카드였구나.

맞다. 당신의 카드다.


왠지 모르게 민망해진다.

화를 내며 나왔는데 날 찾아와라! 하고 흔적을 남긴 셈이 되어버렸으니...


"다 녹았네. 새로 하나 먹을까?

그렇게 속상했어? 조금만 더 기다리지~

금방 일어나려고 했는데~~"


"... 안 일어났잖아! 계속 깨웠는데 안 일어났잖아!!"


"그래서 이렇게 찾아왔잖아~ 응??"


사실,

당신이 보이는 순간

화는 다 사라지고 없었다.


당신이 끝까지 안 오면 나는 어떻게 해야 할까.

다시 내 발로 터덜터덜 집으로 돌아가야 하나.

돌아간 집에 당신이 계속 잠들어 있으면

이 소리 없는 가출은, 이렇게 부끄럽게 끝나는 건가...


많은 생각들로 머리가 점점 복잡해지고 있는 차였다.


당신이 나타나줘서,

카드 사용 알림이 당신에게 전달돼서

다행이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

당신과 천천히 걸으며 이야기를 나눈다.

자느라 나를 혼자 두지 않겠다는 이야기,

자더라도 당신을 혼자 두고 반항적인 가출을 하지 않겠다는 이야기,

가출을 하더라도 어디로 가는지 흔적을 남기겠다는 이야기,

흔적을 남기면 가출이 아니라는 이야기까지.

우리의 이야기는 길을 따라, 그렇게 계속 이어진다.

월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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