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 사랑은 원래 짝사랑이어야 제 맛인 거야....
이런 촉은 틀려도 좋을 텐데.
나는 그만큼 그 아이를 잘 아는 것이었을까.
"안녕! 난 지수야! 만나서 반가워!"
"응,, 나도..."
나만큼 키가 큰 '첫사랑 그녀'는
나와 나란히 앉게 되었다, 짝꿍이다.
쉬는 시간.
교실 뒷문 쪽이 웅성거린다.
나의 '옛' 은테안경의 그가 친구들과 함께
우리 교실에 들어오지도 못하고 문가에서 어색하게 서있다.
나의 짝꿍은,
그에게 크게 손을 흔들며
인사를 건넨다.
"정말 오랜만이다!!!!!"
내 것 인적도 없는 것을 한 번에 몽땅 다 빼앗긴 기분이다.
내 것인 적이 한 번도 없었는데,
난 왜 이렇게 모든 것을 잃은 것 마냥 허탈한 걸까.
그때부터 쉬는 시간이면
'옛'은테 안경의 그와 '현' 은테 안경의 그를
한 프레임이 놓고 봐야 하는 일이 벌어졌다.
하아...
착한 애였다.
내 짝사랑들이 그 애를 좋아하는 것만 아니었다면,
아니, 짝사랑'들'이 아니라 '짝사랑'이 그 애를 좋아했던 거라면,
이렇게까지 마음이 힘들지 않았을 텐데.
어떻게 둘 다!
둘 다! 그 애를 좋아할 수가 있는 거지...??
그건...
그건 아니잖아...
나의 짝사랑은
'현' 은테 안경이 미국으로 유학을 가면서 끝나게 되었다.
은테 안경 그 녀석은 눈치도 없이,
<나에게> 지수에게 마음을 고백하고 싶은데 어떻게 하면 좋냐고 물었다.
한참을 고민하던 나는
그날 하굣길에 그 녀석 집 경비실에 시집을 하나 맡기고 집으로 왔다.
미국에 간다는 얘기를 들은 날부터
그 애에게 나의 마음을 전하기 위해서 가지고 다니던 시집이었다.
다음날부터 우리는 매우 어색해졌다.
그리고 그 어색함을 끝으로 그 녀석은 미국으로 갔다.
잘 가라.
원래 풋사랑은,
이렇게 끝나야 제맛인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