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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일무 Feb 21. 2020

66 - ‘프렌들리’한 당신

로컬 호스트 양성 심화과정을 마치며


경험 

자신이 실제로 해 보거나 겪어 봄. 또는 거기서 얻은 지식이나 기능.


체험

1. 자기가 몸소 겪음. 또는 그런 경험.

2. 유기체가 직접 경험한 심적 과정. 경험과는 달리 지성, 언어, 습관에 의한 구성이 섞이지 않은 근원적인 것을 이른다.



새해를 열며   넘게 진행된 수업이 수료증을 받으며 일단락되었다. ‘코리아 바이 로컬이란 로컬 콘텐츠 회사에서 기획한 <로컬 호스트 양성 심화과정>. 모든 것이 생소하고 그래서 두려웠지만,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새로운 모양의 콘텐츠로 빚어낼  있지 않을까,   가지만으로 용기를 냈다. 마지막 시간에 각자의 최종 발표를 하면서 희미하게라도 어떤 것이 보이는 듯했다. 물론 이제부터  많은 용기가 필요할 것이다.


로컬 호스트(local host)’란 쉽게 말해 해당 지역의 콘텐츠를 호스트가 되어 게스트와 함께 체험하는 일이다. 익숙한 관광 가이드의 일과는 그래서 확연히 다르다. 현재 에어비앤비를 포함한 여러 OTA에서 숙박 외에 체험 상품이 판매되고 있기에 더 쉽게 확인 가능하다. 생각해 보면 내가 퇴사 이후에 원데이 클래스로 배운 가죽 팔찌 공예나 전통 매듭 액세서리 만들기도 체험 상품이었다.


국내 다른 고장, 외국으로의 여행에서 누구나 재미있고, 독특하고, 인상적인 체험을 하길 원한다. 유명 관광지에서 워킹 투어를 하거나, 그 지역 전통 음식을 요리해 보고, 현지인처럼 생활해 보는 것 등 무궁무진하다. 여행이 개인화될수록 더 디테일하고 더 로컬적인 것을 원하게 된다. 나만의 콘텐츠를 외국인 게스트에게 어떻게 만들어 판매할 수 있을지를 고민하고 배운 시간들. 그동안 ‘체험’이란 말을 정말 많이 사용했던 것 같다. 사전 뜻을 되새겨 보아도 체험은 보다 원초적이며, 직관적이고, 꾸밈없이 순수해야 할 것이다.


이 과정을 마치며 새롭게 얻은 인사이트를 정리해 본다.


호스트, 즉 그 사람 자체가 콘텐츠이기에 스토리텔링을 담아내야 한다.

비슷한 장소를 여러 명이 소개하더라도 게스트는 자신에게  매력 있는 호스트를 신뢰하며 따라올 것이다. 내가 과연 그런 호스트가 될 수 있을지 내 안의 모든 것을 끄집어내고 그것들을 다시 배열해 볼 수 있어 좋았다.


눈에 보이는 서울의 모든 풍경이 이전과 다르게 보인다.

막연히 그날 간 곳, 먹은 것, 인상적인 풍경을 sns에 올리던 것에서 벗어나 게스트, 즉 여행자의 입장에서 서울이 다가온다. 내가 좋아하는 것처럼 그들도 좋아할까? 더 만족스러워할 만한 것은 무엇이 있을지, 마치 서프라이즈 선물 고르듯 행복한 고민이 이어진다.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것 자체가 좋은 자극이자 배움이 된다. 

낯선 누군가를 대면하는 일은 처음만 조금 어렵지, 결국 그를 통해 나는 분명히 성장하며 그 네트워킹으로 힘을 받는다. 관심이 비슷한 분야라면 더욱.

수업을 진행하신 대표님께 호스트의 조건 중 첫 번째를 질문했을 때, 그녀의 답변은 ‘friendly’였다. 나는 썩 다정한 사람은 못될지도 모른다. 하지만 결국 사람들 속에서 안정감을 느끼고 영향을 주고받는 것을 좋아하는 나. 수업에서 호스트로 만난 새로운 분들, 또 머지않은 미래에 내가 게스트로 만날 소중한 인연에게 과연 ‘프렌들리’한 사람일 수 있는지 나를 던져보고 싶어 졌다.


호스트로서의 오랜 경험을 녹여내 이런 은혜로운 과정을 만들고 새로운 도전의 기회를 열어 주신 ‘코리아 바이 로컬’ 관계자 분들께 깊은 감사를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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