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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일무 Feb 12. 2020

57 - 내겐 너무 단정한 그대


단정하다

-동사) 딱 잘라서 판단하고 결정하다

-형용사) 옷차림새나 몸가짐 따위가 얌전하고 바르다


‘단정한 XX’라는 표현을 글 쓸 때 종종 사용했다. 조금 느린 듯 하지만 꼼꼼한 내 성격에 알맞은 말이라 생각한다. 긍정의 의미가 좋은 형용사의 쓰임새와 달리, 한자가 다르긴 하지만, 동사로는 부정적인 뜻이 크다. ‘어떻게 그렇게 (말)할 수 있니?’ 억한 심정의 되묻는 말이 나와야 할 것 같은.


스스로 가지런히 예의를 차리고 상대방을 대한다 해도, 내 생각으로 뱉는 말 한마디에 누군가는 상처 받는다. 나는 단정하게 보이려고 애쓴다 했는데도, 그는 내게서 싸늘한 오해만을 발견할지 모른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술래잡기를 하는 것 같을 때가 있다. 나도 그도 우린 서로에게 단정해야 하면서 함부로 단정하진 말아야 한다. 어느 수준까지 배려해야 하는 건지 저마다 다른 기준이기에 어렵기만 하다. 심기 불편한 상태로 오래 끌고 싶지는 않은데.


내가 술래일 때는 숨은 그의 속마음을, 또 내가 숨어서는 술래의 본성과 습성을, 그 많은 행간의 의미를 놓치지 않으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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