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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단서련 Feb 04. 2024

동물원의 플라밍고

어제는 아이들과 '웡카 Wonka'라는 영화를 보았다.


로알드 달의 이야기 찰리와 초콜릿 공장에 나오는 그 윌리 웡카. 초콜릿을 무지하게 좋아하고 자신의 공장으로 꼬맹이들을 초대해서 못되게 구는 애들들은 가차 없이 응징하던 괴짜 공장장 아저씨. 그의 과거에 대체 어떤 서사가 숨겨져 있는지 들여다보는 재미가 쏠쏠했다. 조니 뎁 계열ㅋㅋㅋㅋㅋ의 외모인 티모시 살라메의 연기력(노래랑 춤까지 했으니 뮤지컬력이라 해야 하나 ㅋ 여하튼 배우로서의 매력)도 아주 출중했다.


작가로서 공부거리: 1) 퍼스트 슬램덩크에서 송태섭의 시선으로 이야기를 풀어내듯, 윌리 웡카의 과거를 풀어내는 걸 보면서 이미 세계관이 잘 구축되어 있는 이야기에서 다른 인물, 다른 시간대로 시선을 바꾸어 보는 것도 효율적인 전략 같다 2) 매력적인 캐릭터는 전체 스토리를 끌어가는 카리스마가 어마어마하다.


다시금 영화 감상으로 돌아와서, 영화에 보면 초콜릿의 재료가 되는 기린의 우유를 구하러 웡카와 누들이 동물원에 들어가는 장면이 있다. 그곳에 보면 동물원에 있는 플라밍고들이 나온다. 그들은 날개가 달린 새들이지만 새장 안에 가두어 놓지 않아도 동물원 밖으로 날아가지 않는다. (영화에서 나중에 플라밍고가 엄청 날아다니지만)


마침 우리 동네 박물관 겸 동물원에도 플라밍고가 있는데 정말로 예쁜 분홍색 플라밍고들은 붙박이장처럼 그 자리를 떠나지 않는다. 영화가 끝나고 검색해 보니 플라밍고가 하늘을 날기 위해서는 비행기처럼 쭉 달려 나갈 수 있는 거리가 확보되어야 한단다. 그래서 그들의 구역을 어느 정도 제한해 주면 천장이 닫혀있지 않아도 밖으로 도망 나가는 일이 없다고 한다.


우리는 어떤 선택을 앞두고 신중하게 고민할 때가 있다 무모한 도전은 지양해야겠지만, 신중하려다가 예열 기간이 너무나 길어져서 동물원의 플라밍고가 돼버릴 때가 종종.... 아니 자주 있다. 나에게 날개를 만들어주셨는데 한 번도 하늘을 날아보지 못하는 피조물이 되면 창조주가 보기에 너무 안타깝지 않겠는가.


그런 의미에서 오늘도 푸드덕푸드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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