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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단서련 Jul 13. 2019

3. 감각 프로파일이란?

우리 아이에게 최적화된 센서리 다이어트를 위한 첫 단계

이전 글에서 본격적인 감각통합치료를 하기에 앞서 진행된 몇가지 절차들을 알려드렸죠. 감각통합 치료사가 E군의 학교로 방문하여 관찰 기록을 하였고 선생님과 엄마가 감각처리평가설문지(Sensory Processing Measure)를 작성하여 치료사에게 전달하였습니다. 오늘은 그 설문지를 중심으로 감각 프로파일이 무엇인지 알아보려고 해요. 


감각처리가 평가되는 분야는 총 7개 혹은 8개로 나뉘어집니다. 


1) 사회 참여 Social Participation

2) 시각 Vision

3) 청각 Hearing (Auditory)

4) 촉각 Touch (Tactile)

5) 미각과 후각 (Taste and Smell): 저희의 경우, 최종 프로파일에서는 이 부분이 생략되었어요.

6) 몸 인식 Body Awareness

7) 균형과 움직임 Balance and Motion

8) 계획과 아이디어의 창출 Planning and Ideation

- 종합: Total Sensory System


제가 받은 설문지는 위에 표시된 순서대로 각 분야마다 5개~12개정도 질문이 주어지고 대답은 4지선다 (Never, Occasionally, Frequently, Always)에서 선택했어요. 요새는 편리하게 온라인으로 클릭클릭- 하면 완료된 설문지가 바로 치료사에게 전달이 됩니다. 학교와 집, 아이가 노출된 환경이 상이하기 때문에 선생님과 부모가 따로 설문지 작성하고요. E군의 경우에도 학교에서 보여지는 행동과 집에서 관찰되는 모습이 많이 달랐어요. 아무래도 부모와 아이 1:1로 관리가 가능한 집보다는 어쩔수없이 소수의 선생님과 다수의 아이들이 상호작용하는 학교에서 아이 행동에 중재가 필요하다고 나오더라고요. 클라이언트의 기밀유지, 그리고 평가지를 제공한 회사의 저작권 때문에 SPM 설문지 자체를 공유할 순 없는 점 양해 부탁드립니다. 


설문지 순서에 상관없이 우리 에너자이저 E군과 관여도가 높은 몸 인식 분야 먼저 알아볼께요. 


- 몸 인식: 

재차 나오다시피 이 부분은 고유수용감각과 연관이 깊은 분야이고요. 즉, 관절, 근육 등에서 전해지는 정보를 통해 몸이 어떤 자세로 있는지 파악하고 추후에 필요한 움직임을 만드는데 아주 핵심적인 능력입니다. SPM은 고유수용능력 중 2가지 취약한 부분을 파악하기 위해 고안되어있는데, 1) 과도하게 감각 인풋을 찾는 경향: 예. 과하게 밀기 당기기 점프 (Inordinate sensory seeking behaviors, in which a child seeks intense input to the muscles and joints) 혹은 2) 움직임에 관여되는 힘 조절 및 판단을 못하는 인식 장애: 예. 부딪히거나, 앉을 때 온몸으로 주저앉거나 문을 쾅 닫는 경우 (Disordered perception, in which the child is unable to judge and control the forcefulness of his motions)라고 해요. 설문지 질문들은 당연히 이런 행동 경향에 대해서 물어보겠지요? 친구들이랑 부딪히는지, 점프 자주하는지, 애완동물 만질 때 과도하게 힘이 들어가있는지, 이런 유형의 질문이 있었어요.


- 균형과 움직임: 

이 부분은 전정기관과 연관이 깊고요. 중력에 대한 방향성을 파악하여 아이들이 중심을 잡고 몸을 똑바로 세울 수 있도록 도와주는 능력이예요. 걷기 달리기 그리고 몸의 양쪽 균형이 잡혀야하는 움직임들을 관할하지요. SPM이 전정기관에서 파악하고자 하는 취약성은 앞서 몸인식에서 나온 2가지 1) 과도한 감각 인풋 찾는 경향 2) 공간에 있어서 인식장애에다가 한 가지가 더 추가되요. 바로 3) 부족한 몸 제어 능력: 예. 어딘가에 기대지 않고는 똑바로 몸을 가누지 못함 (Poor postural control)입니다. * E군의 경우 유치원에서 써클타임때 바닥에 양반다리(Criss-cross Applesauce)하고 똑바로 앉아있는 것을 힘들어서 뒤척뒤척한다고 해요. 양반다리 대신에 무릎을 꿇고 있으면 (고유수용감각에 대한 인풋 UP!) 몸 자세라던지 집중력이 조금 나아진다고 합니다. 설문지에서는 아이의 균형 감각이 일반적으로 어떤지 물어보고 놀이터에서 그네라던지 뺑뺑이 같은 거에 대한 반응이 어떤지, 에스컬레이터/엘레베이터에 대해 어떤지 다른 사람들에 비해 어지러움을 덜 느끼는지 등등 여러가지 관련 질문들이 있었어요. 


- 계획과 아이디어: 

이것은 또 다른 말로 실행(Praxis)이라고 합니다. 일을 해내기 위해 움직임을 개념화하고 계획 및 조직화하는 능력이라고 합니다. 실행 자체는 감각 기관은 아니지만 높은 수준의 인식능력으로서 여러가지 감각기관들을 통합시키는데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해요. 일단 새로운 임무를 해야한다면 어떻게 해야하는지 머릿속으로 구상하고 그것을 알맞게 순서화시켜서 임무 수행까지 연결시킬 수 있는 것을 말하는데요. 이 부분에 대한 설문지 질문을 들어보시면 더 구체적으로 이해가 되실꺼예요. 여러가지 물건들을 한번에 어떻게 옮길지 파악 가능한가요 (Have trouble figuring out how to carry multiple objects at the same time)? 옷을 입거나 식사준비를 할 때 올바른 순서로 일을 해내나요 (Fail to perform tasks in proper sequence, such as getting dressed or setting the table)? 움직이는 게임을 하거나 노래와 율동을 할 때 해야하는 동작들을 잘 따라하나요 (Have difficulty in imitating demonstrated actions such as movement games or songs with motions)? 이 분야는 일상적인 일들을 해내는데에 아주 중요한 능력인 듯 해요. 간단한 일일지라도 그것을 성공적으로 수행하기 위해 알맞게 순서화시키는 것도 태어나자마자 뚝딱! 되는 일이 아니네요. 우리 아이들아 화이팅~ 


- 청각: 

아이가 청각적인 자극에 대해 둔감한지 민감한지를 알아보아요. 설문지를 다시 리뷰하다보니, 이 부분은 청각이 예민할 경우를 중심으로 질문들이 나와있네요. 남들이 눈치채지 못하는 아주 작은 소리를 듣고 반응을 하는지, 그리고 또래 아이들은 스트레스 받지 않는 특정 소리에 대해 두려워하는 반응을 보이는지...근데 저희 아이는 청각적인 자극에 반응하는 감각이 조금 둔한 경우라고 해야될 것 같은데요. 설문지보다 치료자관찰이나 선생님들 피드백에서 잡힌 것 같아요. 청각이 둔할 경우에는 선생님이나 친구들, 주변에 있는 소리에 적절하게 반응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고요, 또 다른 문제는 본인의 목소리가 필요 이상으로 크게 나오는 문제도 있어요.  


- 시각: 

아이가 시각적인 자극에 대해 둔감한지 민감한지를 알아보아요. 설문지에 보면 아이가 공처럼 움직이는 물체를 (따라서) 바라보는 데에 문제가 있는지 없는지, 혹은 어떤 물체 혹은 사람이 있는데 마치 그곳에 없는 것처럼 그 방향을 향해 걸어나가는지 물어보는데요. 시각적으로 둔감할 경우에 적절한 방향으로 몸을 못 피해서 위험한 상황이 생길 수 있겠겠죠? 시각적으로 예민할 경우에는 학교 벽면에 전시 되어있는 그림이나 게시판에 아이의 주의력이 쉽게 흐트러질 수 있고요.


- 촉각: 

피부에 닿는 자극에 대해 둔감한지 민감한지를 알아보고요. 청각이나 시각처럼 일상생활이 불가능할 정도(예. 미술시간에 물감이 손에 닿는 것을 싫어하거나 양치질 거부)로 예민할 경우에도 문제될 수 있지만 주어진 자극에 반응하는 감각이 너무 둔할 경우에도 문제가 돼요. 이럴 경우에는 보통 사람들이 불편 혹은 아픔이 느껴질 정도의 자극을 추구할 수 있거든요. 


- 사회참여: 

아이가 집, 학교, 커뮤니티에서 어떻게 사람들과 상호작용하는지를 보는건데 언어와 비언어적 의사소통 모두 평가되고 갈등을 어떻게 중재하는지 그리고 그 과정에서 아이가 얼마나 유연성있게 대처하는지에 대해 평가해줍니다. 설문지에서 아이가 대화하는 동안 눈맞춤을 잘 유지하는지, 누군가에게 부탁을 받으면 물건을 공유할 수 있는지, 친구들과 다툼없이 잘 지내는지 등을 물어보고 있네요.    

 

설문응답을 점수(T-score: 우리 아이와 집단의 평균치 비교하는 거겠죠?)로 환산하고 이것을 바탕으로 각 분야를 보통/약간 문제/심각한 문제 3가지 카테고리 중 하나로 표시해줍니다. 그러면 부모관찰 바탕으로 만들어진 (1) 홈 차트, 선생님관찰 바탕으로 만들어진 (2) 스쿨 차트 총 2개가 생기는거죠. 이것들과 치료사의 수업참관 관찰들과 합쳐서 센서리 프로파일을 만들어집니다. 제목에도 써놓았지만 이것은 우리 아이에게 최적화된 센서리 다이어트를 위한 첫걸음이지요. 표준화된 7개의 감각분야들 중에서 우리아이는 어떤 분야에서 가장 도움이 필요한지 정도 파악하는 것이지요. 예를 들면 이제 E군에게 몸인식/균형과 움직임에 있어서 가장 도움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제 감각통합치료사와의 일주일에 한번씩 만나서 고유수용감각과 전정감각을 배부르게(?) 충족시켜주기 위해 우리 아이에게 어떤 방법(어떤 활동을 언제, 얼마나, 어떻게 해야하는지)을 구체적으로 적용해나갈지를 알아가려고 합니다. 


감각 통합/센서리 다이어트에 대한 글은 개인적으로는 울 아들에 대해 알아가는 글이지만 남아 여아 구분보다는 에너지가 많은 아이를 위한 육아팁이 될 것 같습니다. 매거진 태그에 "아들"는 검색 편의상 추가한 거예요. 참조해주세요 :) 


NOTE: 본글은 전문임상센터와 치료자의 관점이 아니라 미국에서 감각통합치료를 받았던 아이의 부모로서 공부하고 경험하고 기록하는 것이기에 주관적인 견해를 포함하고 있고 한국에서 통용되는 용어와 다소 다르게 번역된 부분도 있을 수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커버출처: https://www.artsy.net/article/artsy-editorial-6-things-leonardo-da-vinc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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