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이 좋은 아침이면 멘토님의 밭으로 갔다. 서울과는 차원이 다른 맑은 공기. 푸른 하늘과 아름다운 산을 보며 숙소에서 가까운 밭까지 산책한다. 길섶에 핀 조그맣고 하얀 들깨꽃이 예쁘다. 햇빛 받아 황금빛으로 빛나는 논은 또 어떠한가.
20~30대가 많은 도시에서 40대인 나는 어린 중년이랄까. 하지만 60대 이상이 절대 다수인 농촌에서 나는 많이 어린 청년이다. 젊은이가 드물어서일까, 밭으로 가는 길에 가끔 어르신을 마주칠 때마다 인사드리면 반겨주신다.
밭에 도착하니 초록 배춧잎에 빨간 고추잠자리가 앉아 있다. 식물은 동물의 쉼터이기도 하다. 멘토님은 밭을 갈지 않고 작물과 풀이 함께 자라게 둔다. 유기농 밭에서는 아기 수박, 두릅, 바질이 나팔꽃과 더불어 자라고, 연보랏빛 토종 무도 잘 크고 있었다.
옆밭에서 들깨를 거두시는 노년의 농부님께 인사하자 웃으며 받아주신다. 잠시 대화를 나누다 농부님은 풀이 무성한 멘토님의 밭을 보며 “아, 밭을 매줘야지~” 하신다.
“아하하, 여긴 제 밭은 아닌데 원래 풀을 안 맨대요.”
“응, 그래?”
풀과 작물이 자유롭게 함께 자라는 밭에서 잘 자란 호박과 오이, 빨간 토마토를 보물찾기하듯 찾아내 거두는 기쁨이란! 갓 딴 토마토가 달다.